시(詩)

▩이 세계는 반드시 사라져야한다

개마두리 2012. 8. 24. 00:01

 

 

이 세계는 반드시 사라져야한다

붓다여

이 세계는 반드시 사라져야한다

 

 

영원과 영원 사이에 갇혀

우린 의미도 없는 것들을 위해 인간애를 팔고

부서진 자아를 겨우 겨우 일으켜

핵 쓰레기 더미를 등지고 있다

 

 

예언의 시대는 갔다

우리의 점쟁이들은 바쳤다

인류의 자살 특공대가 머무르는

비밀의 방에서

새롭게 급조된 왜곡으로

점철된 저들의 계시를

 

 

오, 모세여!

이 번다한 주식시장을 보라

온갖 기대들이

눈덩이처럼 팽창하다가

불덩이처럼 신음하는 것을

개에게는 자비를 베풀면서

굶주리는 지상의 아이들에게는

눈도 꿈쩍하지 않는

저 복지의 집을

 

 

이 세계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예수여

이 세계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 코피 아니도호(Kofi Anyidoho) 시인의 시

 

 

* 출처 :『아프리카여, 슬픈 열대여』(코피 아니도호 지음, 이석호 옮김, ‘도서출판 아프리카’ 펴냄, 서기 2012년)

 

 

* 코피 아니도호 :

 

 

가나 공화국의 시인이자 학자이고 교육자. 서기 1947년에 태어났다. 가나의 민족들 가운데 하나인 에웨(Ewe)족의 전통 - 시를 입으로 읊어서 들려주는 일 - 을 바탕으로 시를 썼다. 시집으로는『혁명을 위한 비가』와『꿈의 추수』와『지상의 아이』가 있고,『창살 너머의 세계와 망명의 역설』이라는 평론집도 썼다. 지금은 가나대학교의 문학교수로 일하고 있다.

 

 

(잉걸의 말 : 요즘 이 시가 아주 마음에 든다! 내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시다! 이 썩은 세계는 사라지고 새로운 세계가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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