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는 반드시 사라져야한다
붓다여
이 세계는 반드시 사라져야한다
영원과 영원 사이에 갇혀
우린 의미도 없는 것들을 위해 인간애를 팔고
부서진 자아를 겨우 겨우 일으켜
핵 쓰레기 더미를 등지고 있다
예언의 시대는 갔다
우리의 점쟁이들은 바쳤다
인류의 자살 특공대가 머무르는
비밀의 방에서
새롭게 급조된 왜곡으로
점철된 저들의 계시를
오, 모세여!
이 번다한 주식시장을 보라
온갖 기대들이
눈덩이처럼 팽창하다가
불덩이처럼 신음하는 것을
개에게는 자비를 베풀면서
굶주리는 지상의 아이들에게는
눈도 꿈쩍하지 않는
저 복지의 집을
이 세계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예수여
이 세계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 코피 아니도호(Kofi Anyidoho) 시인의 시
* 출처 :『아프리카여, 슬픈 열대여』(코피 아니도호 지음, 이석호 옮김, ‘도서출판 아프리카’ 펴냄, 서기 2012년)
* 코피 아니도호 :
가나 공화국의 시인이자 학자이고 교육자. 서기 1947년에 태어났다. 가나의 민족들 가운데 하나인 에웨(Ewe)족의 전통 - 시를 입으로 읊어서 들려주는 일 - 을 바탕으로 시를 썼다. 시집으로는『혁명을 위한 비가』와『꿈의 추수』와『지상의 아이』가 있고,『창살 너머의 세계와 망명의 역설』이라는 평론집도 썼다. 지금은 가나대학교의 문학교수로 일하고 있다.
(잉걸의 말 : 요즘 이 시가 아주 마음에 든다! 내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시다! 이 썩은 세계는 사라지고 새로운 세계가 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