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이기적인 베키르 에펜디

개마두리 2013. 8. 29. 13:31

술탄 마흐무드가 (오스만 튀르크 제국을 - 잉걸) 다스리던 시절, 이스탄불(오스만 제국의 수도. 옛 이름은 ‘콘스탄티노플’ - 잉걸)에 질투심 많고 이기적인 남자가 살았다. 그의 이름은 베키르였는데, 이기적인 성격으로 얼마나 유명한지 ‘이기적인 베키르 에펜디(이름 뒤에 사용하는 경칭으로 ’선생‘, ’씨[氏]‘, ’님‘이라는 의미)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오스만 제국의 - 잉걸) 사람들은 이기적인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예를 들 때마다 자연스레 베키르를 떠올리며 ’이기적인 베키르 에펜디처럼‘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기적인 베키르 에펜디’의 행실은 퍼질 대로 퍼져 마침내 술탄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술탄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몹시 궁금해하다가, 직접 만나 보기로 했다. 술탄은 신하를 통해 전갈을 보냈다.

 

베키르는 술탄이 자신을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무척 들떠서 귀중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드디어 술탄이 도착했다. 술탄은 베키르의 교양 있는 태도와 말투, 자신을 접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담소를 나누었다. 그러다 떠날 시간이 되었지만, 술탄은 그 집에서 나오기를 망설였다. 그의 머릿속에는 아까부터 의문 하나가 계속 떠올랐다.

 

‘왜 사람들은 이 사람에게 이기적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는 걸까? 짐(朕)이 보기에는 아주 좋은 사람 같은데 …….’

 

혼란스러워하던 술탄은 베키르를 시험해 보기로 했다.

 

“짐은 이제 그만 일어나야 할 듯하오. 이렇게 환대를 해 주니 정말 고맙소.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소이다. 그래서 짐이 선물을 하나 하리다. 지금 짐에게 바라는 것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말하시오. 으리으리한 집을 원하시오? 아니면 돈? 그것도 아니면 마차요? 뭘 원하든 짐이 마련해 주겠소.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 주는 동시에 이웃에 사는 사람에게는 당신이 원하는 것의 두 배를 줄 생각이오.”

 

베키르는 무척 기쁘기는 하나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고심했다. 마음속에서 야금야금 피어오르는 이기심을 도무지 누를 수가 없었다. 그는 마침내 결심한 듯 말했다.

 

“술탄이시여, 저의 한쪽 눈을 빼 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이웃 사람의 두 눈을 빼기 위해 자신의 한쪽 눈을 희생하기로 했던 것이다.

 

-『선물은 누구의 것이 될까?』(제브데트 클르츠 엮음, 이난아 옮김, 푸른숲 펴냄, 서기 2011년)에서(작은 제목은 ‘철학 교수가 들려주는 지혜 이야기’임)

 

* 제브데트 클르츠 :

 

서기 1971년 튀르키예의 아르트윈에서 태어났다. 현재 튀르키예의 ‘삼순’ 시에 있는 도쿠즈 에이륄 대학교의 교수고, 학생들에게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