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정확하지 않아 제목이 실제와는 다를 수 있으니, 양해를 바랍니다 : 인용자 잉걸)
어느 날 한 남자가 모닥불에 칠면조를 구웠다. 그러자 악마가 나타나 그에게 “나는 악마다. 그 칠면조를 내놔라.”라고 말했다. 남자는 “너에겐 줄 수 없어.”라고 딱 잘라서 거절했다. 악마는 “나는 이 지상에서는 못하는 게 없는 몸이란 말이야!”라고 말했지만, 남자는 “그렇지 않아. 아직 이 지상에서 너에게 맞서 싸우는 자들이 남아있어. 네 녀석이 하는 일이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너에게는 줄 수 없어.”라고 반박했다. 악마는 화를 내면서 가버렸다.
얼마 후, 이번에는 신(神)이 남자에게 나타나 “나는 신이다. 그 칠면조를 다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자는 신에게 “설령 진짜 신이시라 하더라도 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 세상에는 전쟁, 질병, 가난처럼 불합리하고 도저히 이해하거나 참을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그런 것들을 내버려두시는 당신에게는 칠면조를 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대답을 들은 신은 화를 내면서 떠났다.
신이 떠난 뒤 계속 칠면조를 굽던 남자에게 ‘죽음’이 다가와서 “나는 죽음일세. 그 칠면조를 좀 나눠주게.”라고 말했다. 남자는 반가워하면서 “어서 오게! 자네야말로 가장 공정하지. 자네는 어리거나 늙었거나, 남자거나 여자거나, 가난하거나 부자거나, 착하거나 나쁘거나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오지 않는가? 그러니 자네에게는 이 칠면조를 줄 수 있어. 어서 앉게. 앉아서 같이 나눠 먹자고!”라고 대답했다.
- 아스텍 사람들의 후손인(그러니까 메히코 원주민인) ‘소꼬노쉬뜰레뜰’이들려 준 메히코의 옛날 이야기
* 출처 : 『여기 모닥불가에 앉으세요』(소꼬노쉬뜰레뜰 엮음, 조경수 옮김, ‘르네상스’ 펴냄, 서기 1997년)
(인용자의 말 : 결국 공정한 건 죽음 뿐이란 말인가? 어째 입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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