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화가 난 신

개마두리 2013. 10. 27. 15:10

 

* ‘왈리’족의 옛날이야기

 

- 자기가 가진 것을 늘 나누는 삶이 중요하다

 

아주 먼 옛날, 왈리족은 신(神)으로부터 풍족한 수확을 보장받았다. 한 해도 빠짐없이 풍년이 들었기 때문에, 농부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날 날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추수의 신은 사람들이 자신이 그들에게 내린 축복을 얼마나 즐기며 너그럽게 사는지 스스로 확인해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신은 맨 처음에는 굶주린 고양이로 변신하고 어떤 집으로 찾아갔다. 마침 식구들이 모여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이때 이 불쌍한 고양이를 보고는 식구 중 누군가가 외쳤다.

 

“어서 저 도둑고양이를 쫓아버려.”

 

그러자 신은 이번에는 허기진 개로 변신하고는 다른 집으로 찾아갔다.

 

“허기진 개에게 줄 음식은 없어.”

 

첫 번째 집과 똑같은 반응이었다.

 

그래도 신은 화를 참고 다시 한 번 시도해보기로 하고, 옷차림이 남루한 성자(聖者)로 변신해 어떤 집의 문을 두드렸다.

 

“당신처럼 게으른 성자에게 줄 음식은 없어.”

 

역시 대답은 같았다. 신은 걸어가면서 생각했다.

 

‘내가 내린 수확의 축복을 결코 나눌 줄 모르는 인간들의 어리석음을 벌해야겠다.’

 

그래서 신은 때로는 비를 내리지 않게 하고, 때로는 벌레 떼에게 곡식을 먹어치우도록 하며, 때로는 태양을 시들게 해서 굶주림을 겪도록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뒤 수확의 축복은 사라지게 되었다.

 

- 출처 :『인도민화로 떠나는 신화여행』(하진희 지음, 인문산책 펴냄, 서기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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