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욕심 많은 줄범

개마두리 2013. 11. 3. 16:47

 

- 왈리 족의 옛날 이야기

 

* 줄범 : 호랑(虎狼)이를 일컫는 순우리말. 몸에 줄무늬가 있는 범(고양이과 맹수를 통틀어 일컬는 말)이라고 해서 이렇게 부른다.

 

- 지나친 욕심은 어리석음을 부른다

 

어느 날 숲속에서는 산토끼, 거북이, 도마뱀, 사슴, 여우가 각자 살 집을 찾아서 함께 길을 가고 있었다. 우연히 길을 가던 줄범이 이들을 만나자 말을 걸어왔다.

 

“너희들 모두 어디 가니?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거니?”

 

그러자 토끼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우리는 각자 살 곳을 찾아서 길을 가던 중이예요.”

 

그 말을 들은 줄범이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응, 그래. 그럼 잘됐어. 너희들 모두 우리 집으로 가서 함께 살자. 나는 아주 큰 동굴에 혼자 살고 있어서 외롭기도 하던 차에 잘됐어.”

 

그래서 동물들은 친절한 줄범의 말에 넘어가서 그의 동굴로 따라왔다. 줄범은 동물들이 동굴에 들어서자마자 목소리를 바꾸며 말했다.

 

“너희들은 이제 꼼짝없이 갇혔다. 이제 한 놈씩 잡아먹어야겠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재빠른 산토끼가 동굴 밖으로 달아나려고 뛰어나갔다. 그러자 줄범은 으르렁거리며 산토끼를 쫓고 그 틈에 다른 동물들도 무사히 동굴을 빠져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가북이는 달아나지 않으면서 줄범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거북이는 자신이 아무리 재빨리 달아나도 줄범에게 잡히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른 동물들을 모두 놓쳐버린 줄범이 동굴로 돌아와서는 거북이를 보고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할 수 없지. 너라도 잡아먹어야겠어.”

 

그러자 거북이가 말했다.

 

“나는 잡아먹히는 것이 두렵지 않아요. 하지만 나의 이 단단한 등껍질을 그냥 씹으면 당신의 이빨이 부러질 테니 차라리 나를 강으로 데려가서 물에 잠시 불려두었다가 먹는 편이 나을 텐데요.”

 

그 말을 들은 줄범은 마지막으로 남은 거북이를 좀 더 맛있게 먹고 싶은 생각에 거북이를 강으로 데리고 가서 (강물에 - 인용자) 던진 다음 이제나 저제나 거북이가 나오기를 기다렸으나 이미 거북이는 멀리 달아나고 없었다.

 

-『인도민화로 떠나는 신화여행』에서

 

* 인용자의 말 : 거북의 침착한 태도와 슬기로운 대처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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