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한결같은 사람이 되라

개마두리 2013. 11. 13. 13:21

 

어떤 부잣집에 도인(道人)이 하룻밤 묵어갈 것을 청했다. 부자는 도인에게 푸짐한 저녁을 대접하고는 사랑채로 불러 넌저시 물었다.

 

“귀하가 바른 길을 걷는데 누구도 따르지 않는다면 그 길을 가시겠습니까? 그렇다면 그건 실성한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부자의 말에 도인은 이렇게 반문(反問 : 되물음 - 인용자)했다.

 

“댁에 있는 하인들 중에서 어떤 하인은 주인장이 보는 앞에서만 열심히 일하는 척하고 다른 하인은 주인장이 보든 말든 상관없이 자신의 일에만 충실하다면, 주인장은 어느 하인을 더 소중히 여기실 겁니까?”

 

부자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재빨리 대답했다.

 

“당연히 내가 보든 보지 않든 열심히 일하는 하인이지요.”

 

부자의 대답에 도인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주인장 또한 ‘실성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시는군요.”

 

- 옮긴이의 주석 :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視線. 눈길 - 인용자)을 의식하지 말자. 내가 선하면 거리낄 것이 없고 내가 떳떳하면 두려울 게 없다.

 

간이 병들면 시력을 잃고 콩팥이 병들면 청력을 잃는다. 병은 사람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생겨나지만 결국 사람들이 다함께 보는 곳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군자는 환히 밝은 데서 죄를 짓지 않으려면 먼저 어두운 데서도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채근담』

 

- 출처 : 『채근담』(홍자성 지음, 박정수 엮음, 매월당 펴냄, 서기 2007년)

 

'옛날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금님과 농부의 이야기내기  (0) 2015.06.25
▷◁사라진 추장의 칼  (0) 2014.10.09
▩욕심 많은 줄범  (0) 2013.11.03
▩귀신과 농부  (0) 2013.11.02
▩화가 난 신  (0) 2013.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