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

▩사람과 사자

개마두리 2014. 2. 24. 14:42

 

 

옛날에 사람과 사자가 함께 길을 가고 있었다. 둘 다 자랑을 많이 했다. 사람이 사자의 목을 조르는 모양이 새겨진 석상이 길가에 서 있었다. 사람이 깍쟁이처럼 그것을 손가락질하며 동행(사자 - 인용자)에게 “저 봐요, 사람이 사자보다 세지요.”라고 말했다. 사자는 미소지으며 “만약 사자가 돌 새기는 법을 안다면, 사자가 사람을 타고 앉은 것을 볼 것이오.”라고 반박했다.

 

 

-『이솝 우화집』(이솝 지음, 유종호 옮김, 민음사 펴냄, 서기 2003년)에 실린 이솝(아이소포스)의 우화

 

 

* 아이소포스 : 서기전 600년경(2600년 전)에 활동한 고대 헬라스(영어 이름 ‘그리스’)의 우화 작가.

 

 

# 옮긴이의 말 :

 

 

누리(세계)의 역사를 살펴보면, 역사책을 쓰는 법이라는 “돌 새기는 법”을 몰라서 - 또는 그것을 익히지 못해서 - 사라져 버린 “사람을 타고 앉은” 사자들이 많다. 지금 남아있는 “사자”들에게 바른 역사라는 “석상”을 새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그리고 그들이 이미 사라져버린 “사자”들의 모습을 담은 “석상”을 새기도록 도와주는 것이 역사학이 지향해야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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