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소년과 임금

개마두리 2015. 7. 21. 18:07

 

옛날 어느 나라에 자기가 가장 똑똑하다고 믿는 임금이 살았다. 그런데 그 나라에는 한 소년이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소년이 똑똑하다고 칭찬하였고, 어떤 사람은 그 소년이 임금 못지않게 똑똑하다고 말했다. 당연히 임금은 그 말을 듣고 화가 났다.

 

임금은 소년을 불러들여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질하게 했는데, 이 때 소년은 바구니에 옥수수를 가득 담아서 가지고 왔고, 임금은 소년이 머리를 손질하는 동안 그 옥수수를 하나씩 하나씩 집어먹었다.

 

마침내 옥수수가 바닥나고, 소년이 머리 손질을 끝내자, 임금은 소년에게 과인의 머리카락을 돌려다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소년은 임금에게 먼저 소인이 바친 옥수수들을 돌려주시옵소서. 그렇게 하시면 소인도 전하에게 머리카락들을 돌려 드리겠나이다.”라고 대답했다. 이미 먹어버린 옥수수를 돌려 줄 수는 없었으므로, 임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임금은 화를 참고 소년에게 내일 다시 궁궐로 와라!”라고 명령했다. 소년은 바닥에 떨어진 임금의 머리카락들을 다 주운 뒤, 임금에게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돌아간 소년은 임금의 머리카락들을 한데 모아 가발을 짜기 시작했다. 다음 날, 소년은 임금의 머리카락으로 짠 가발들을 가지고 궁궐로 간 뒤, 임금에게 가발을 바치며 이렇게 물었다.

 

가발이 된 전하의 머리카락들을 되돌려 드리옵니다. 그런데 소인이 바친 옥수수는 어디에 있사옵니까?”

 

불쌍한 임금은 소년이 자기보다 더 똑똑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 카메룬 방과(Bangwa)족의 옛날이야기

 

* 카메룬 : (西)아프리카 끝에 있는 공화국.

 

- 방과(Bangwa): 카메룬에 살고 있는 민족.

 

(인용자의 말 : 나는 14년 전, 서점에서 아프리카 동화라는 제목을 단 책에서 이 이야기를 읽었다. 다른 건 기억이 안 나지만, 이 이야기와, 서로 자기가 잘났다고 주장하며 다투다가 바람 때문에 떨어져 버린 오렌지 열매들을 다룬 이야기, 그리고 그 책을 쓴 사람이 이 이야기는 아프리카 방과Bangwa’족의 옛날이야기들을 모은 것입니다.”라고 설명한 글은 기억한다. 그래서 그 기억을 바탕으로 이 이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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