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충남 서산 웅도(熊島)에 ‘곰(웅[熊])’이라는 이름이 붙은 까닭에 대한 추리

개마두리 2023. 9. 26. 21:41

나는 다섯 달 하고도 열아흐레 전(올해 양력 47), 신문기사에서 재미있는 글을 읽었다. 한국 충청남도(줄여서 충남’) 서산의 섬에 을 뜻하는 한자인 웅()자가 붙은 이름이 왜 생겼는지를 모르겠다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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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딜 봐서 곰이라는 건지!”

 

곰을 닮아 웅도(熊島)로 불린다는 충남 서산 대산읍 웅도리. 그러나 외지인은 물론(말할 것도 없고 옮긴이 개마두리), 마을 주민조차 고개를 갸웃거린다. “여기 곰이 사는 것두 아닌데유.”

 

서해 가로림만 중앙에 있는 웅도. 하늘에서 보면 곰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곰 형상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다(최흥수 기자).”

 

- 『 한국일보 서기 2023년 양력 47일자 기사인 머드맥스갯벌 품은 곰섬 생태와 개발 사이 고민/설렘 교차하다 ( 정민승 기자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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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읽은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있고, 나는 그 생각이 사라지기 전에 글로 써서 남겨야 한다는 결론을 내려 (대학과 대학원에서 언어학/국문학을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이 신문기사를 고이 간직했다가, 이제야 키보드의 글쇠를 두드린다.

 

문제의 핵심은 섬에 왜 곰 웅()’자가 들어간 땅 이름이 붙었느냐는 것인데, 나는 그것이 짐승인 곰을 일컫는 말이 아니라, ‘땅의 신이나 ()’을 일컫는 순수한 배달말이었던 고마’/‘개마’/‘’/‘’/‘’/‘이 아니었겠느냐고 추측한다.

 

그러니까, 원래 그 섬은 땅의 신(또는 그냥 신)을 제사 지내던 땅의 신의 섬또는 신의 섬이었는데, 후대에 (짐승)’이라는 뜻을 지닌 한자인 ()’을 붙여 그 한자의 뜻과 발음이 같은 땅의 신/을 나타내려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후손들이 원래 그 한자를 집어넣은 까닭을 잊어버리고 그냥 웅도라고 불렀기 때문에 다른 지역 사람들과 웅도 사람들이 섬에 붙은 이름을 의아하게 여기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일단 여기까지만 추리하고, 그 다음 그 추리가 옳은지 아닌지는 전문가들에게, 그러니까 언어학자와 국문학자에게 맡기고자 한다. 부디 그 학자들 가운데 누군가는 내가 한 이 고증을 마저 끝내 주기를!

 

- 단기 4356년 음력 8월 12일에, ‘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관점을 다르게 해야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개마두리가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