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한국의 명작 경소설(輕小說)에 나오는 명대사/문장들 8 (끝)

개마두리 2024. 3. 21. 23:00

경소설(輕小說) : '라이트노벨(Light Novel)'을 일컫는 한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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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불합리하다. 멸망의 문턱에서 되돌아와 봤자 나아진 게 하나 없었다.

 

- 24

 

휴가는 몸만 간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예산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교통비와 숙박비, 식비, 그 외에(그 밖에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휴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 , 지출, 갑작스럽게 정해진 휴가 계획이니 만큼,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어 예산을 짠다고 해도 대출혈은 피할 수 없다.

 

- 32

 

아니, 그런데 뭐 그렇게 하루아침에 그 정도로 절약을 해야 할 상황이 됐어?”

 

원래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사 아니었나요.”

 

- 34

 

권력의 단맛이란 …… 정말 중독될 것같이 위험하더라.”

 

- 43

 

오늘의 불운에 웃을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래도 재미있었어, 하고 평가할 날이 올 거다.

 

- 50

 

그런가.

 

주연의 삶이 아니어도, 모든 우연에게 축복받는 인생이 아니어도, 노력한 것들이 보상을 받지 않아도, 그런 별 볼 일 없고 엉망인 순간이라고 해도, 어쨌든 지금의 자신은 혼자가 아니니까.

 

- 50

 

누군가 죽어서 곁을 떠나는 건 몇 번을 겪어도 적응이 안 돼. 이런 건 익숙해지지 않는 건가 봐.”

 

- 100

 

그냥, 죽는다는 건 다 슬픈 거야.”

 

- 100

 

같은 종류의 사랑이 아니라는 것은, 사랑하지 않는 마음과 부딪치는 것보다도 더욱 괴로운 일이다.

 

- 116

 

끝이 없는 삶이란 실로 고단하다.

 

- 126

 

본래 악마란, 인간이 가장 약하고 망가져 있을 때 손을 잡아 일으켜 주듯 다가와 그 모든 걸 집어삼키는 존재들 아니던가.

 

- 127

 

인간은 목숨만 붙어 있다 하여 사는 존재가 아니랍니다. 하물며 정치는 신의로만 하는 것이 아니지요.”

 

- 141

 

서로를 싫어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되었다고 해야 할지, 적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해야 할지.

 

- 175

 

나쁜 놈이 안 비겁한 거 봤냐!”

 

- 201

 

맹수가 이를 드러내고 달려들면, 목을 졸라 죽여야지!”

 

- 203

 

아니, 왜 당신은 그렇게 법을 우습게 아는 겁니까?!”

 

있는 자에게 너그럽고, 없는 자에게 혹독한 법 따위가 뭐 그리 경건하더냐!”

 

- 203

 

(어릴 때 빌었던 것들이 무엇인지 옮긴이) 아무리 기억해 내려 해도 역시 기억나지 않는다. , 기억날 필요도 없을 만큼 쓸모없고 사소한 소원이었을 것이다. 어린애들이나 빌었을 법한 소원. 디저트(후식/입가심 옮긴이)로 나오는 푸딩을 두 접시 먹게 해 달라든지, 유령과 만나게 해 달라든지, 얼른 어른이 되게 해 달라든지, 뭐 그런 것들.

 

지금 생각해 보면 푸딩은 이제 질렸고, 어른이 되어 봐야 좋은 것도 없고, 유령은 어지간하면 나타나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

 

- 235

 

이 세상에 새로운 생명이 하나 더 얹혀진다는 건 분명 축복받은 일이다.

 

- 244

 

나는 살면서 너무나도 많은 이들을 앞세워 보냈다. 살릴 수 있는 목숨을 허망하게 보내 버리는 것은 원치 않는다. 만약 내게 그들을 살릴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돕고 싶다.

 

- 252

 

그냥, 모르는 거다. 내가 언제 죽게 될지는.

 

- 252

 

그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지금 당장 눈앞에서 구할 수 있는 생명을 모르는 척하는 건,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다.

 

- 252

 

모든 고난과 역경을 지나 세계를 구하고 진정한(참된 옮긴이) 사랑을 손에 넣은 마왕님의 마침표 이후의 삶이란 참으로 초라하다.

 

이야기란 분명 가장 빛나는 순간, 인생의 절정이자 황금기인 때를 잘라 낸 것일 테니까.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읽혀지지도, 전해지지도 않는다.

 

당연하지. 재미가 없잖아. 악마를 잡아먹고 세계를 구한 마왕님은 이야깃거리가 되지만, 한겨울 달리기를 하다가 체력이 방전되어 기절하는 마왕님 얘기는 웃음거리밖엔 안 된다.

 

- 266 ~ 267

 

내 인생은 지금 꽤 시시해졌다.

 

동화는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이야기를 끝맺곤 하지만, 그 행복한 이야기를 전해 주지 않는 건 실은 이야깃거리로 만들기 시시할 정도로 별 볼 일 없는 여생(餘生. ‘남은[] []’ 앞으로 남은 인생 : 옮긴이)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 267

 

시시한 삶.

그러나 또 한 편 생각해 보면, 시시한 삶이 꼭 행복하지 않은 삶도 아니긴 하지.

 

- 267

 

괜히 소원을 하나 빌어 보았다.

시시한 세상이 오래도록 시시하게 남아 있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여러 사람의 참견으로 목숨을 건진 갓난아기가 어른이 되어 어른 따위는 되고 싶지 않았다.’고 투덜거리게 되고, (여관 옮긴이) 주인아저씨와의 가위바위보에서 패배하고, 아직도 마법을 쓸 수 있는 대단하신 마법사께서는 체력 부족으로 코피나 흘리고, 주인아저씨가 준비했을 내일 아침 식사는 더럽게 맛이 없을, 그런 시시한 세계로 남아 있어 달라고.

 

- 278

 

이상 은둔마왕과 검()의 공주 8 (‘비에이지음, ‘Lpip’ 그림, ‘() 디앤씨미디어[시드노벨]’ 펴냄, 서기 2018)에서 퍼옴

 

- 단기 4357년 음력 212일에, 개마두리가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