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퍼온 글]미국인이 생각하는 세계

개마두리 2012. 7. 19. 16:07

 

- 캐나다 : 미국의 식민지

 

- 메히코(멕시코) : 마약농장

 

- 쿠바와 아이티와 자메이카와 도미니카공화국 : 그냥 휴양지

 

- 중남미 : 정글

 

- 하와이 : ‘위대한 미국’의 50번째 주(州)

 

- 아프리카 : 쓰레기장

 

- 영국 : 귀족의 집

 

- 유럽대륙 : 그냥 관광지이자 쇼핑몰

 

- 러시아 : 아주 추운 나라

 

- 서(西)아시아 : 테러범들의 기지

 

- 중앙아시아 : 초원

 

- 중국 : 무서운 XX들이 사는 땅

 

- 남(南)아시아 : 덥고 냄새나는 곳

 

- 베트남 : 절대 가서는 안 될 곳

 

- 태국이나 버어마나 캄보디아 : 스님들이 도 닦는 곳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 ‘사투리를 쓰는 미국 촌놈들’의 나라

 

- 일본 : 이국적인 관광지이자 쇼핑몰

 

- 한국 : 아시아의 ‘문명화’한 ‘테러범들의 기지’

 

※ 잉걸의 보충설명 :

 

1. 캐나다는 엄연히 독립국가입니다. 그런데도 미국 시민들이 저딴 식으로 생각한답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길 가다가 총 맞을 확률이 높지만, 캐나다에서는 거의 그런 일이 안 일어난답니다.

 

미국에서는 인종과 종교와 성별을 막론하고 뚱뚱해서 병을 앓는 사람이 많지만, 캐나다에서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날씬하고 건강하답니다(직접 가서 본 한국인의 증언).

 

미국은 ‘시한폭탄’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종간의 갈등이 심각하지만, 캐나다는 인종이 다르다고 해서 물고 뜯지는 않는답니다(미국과 견주어보았을 때 그렇다는 이야기지요).

 

미국에서는 인종문제 때문에 폭동이 자주 일어났지만, 캐나다는 서기 1970년대 이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답니다(폭동이 일어나긴 했는데, 인종문제 때문이 아니라 캐나다 하키팀이 국제경기에서 져서 일어난 거랍니다).

 

그래서 같은 백인인데도 캐나다 백인들이 ‘미국 백인(더 정확히는 앵글로 색슨족이고 개신교 신자인 백인인 WASP)’으로 오해받는 걸 아주 싫어하지요. 캐나다 백인과 캐나다 정부가 미국 백인들이 싫어하는 나라나 겨레나 인종이나 집단을 잘 대해주고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2. ‘메히코’는 멕시코의 진짜 이름입니다. 메히코는 에스파냐어 발음이고 멕시코는 영어 발음이지요. 메히코는 에스파냐어를 표준어로 쓴답니다. 물론 그 나라가 지금 마약 때문에 몸살을 앓는 건 사실입니다만 그 책임은 미국정부와 CIA가 져야 합니다.

 

냉전시절 사회주의 세력이나 반미 민족주의 세력(중남미 사람들은 한국인 민족주의자들이 일본을 싫어하듯이 미국정부를 싫어한답니다. 미국이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이 물러난 뒤 들어와서 폭력을 휘둘렀거든요)을 막으려고 그들이 ‘돈 되는 상품’인 마약 재배를 묵인해줬고, 그게 부메랑으로 되돌아 왔거든요.

 

그리고 지난 21년 동안 미국사회를 갈등으로 몰아넣었던 중남미 이민자들의 미국 이민도 따지고 보면 미국 재벌과 미국 정부의 중남미 쥐어짜기 때문입니다. 재벌들이 중남미에 가서 자원을 헐값으로 마구 가져가다 보니 그 나라들은 가난해졌고, 미국 언론들이 미국을 ‘살기 좋은 땅’으로 막 선전하는 걸 들으면서 그 나라 사람들은 ‘안 되겠다. 얌전히 굶어죽느니 그곳으로 달아나야겠어.’라고 판단했거든요. 그래서 이민을 가기 시작한 거죠. 결국 자업자득입니다. 그런데 그런 ‘이유’와 ‘과정’은 모르고 ‘결과’만 놓고 보니까 저딴 이야기가 나오는 거지요.

 

3. 쿠바가 지난 53년 동안 미국과 대립한 건 생각도 안 하니까 저런 말이 나오는 겁니다. 이 멍청이(미국 시민)들은 미국 대중음악이 쿠바 음악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도 모르고 있어요. 미국의 사주를 받은 쿠바 난민들이 쿠바 정부를 침략했다가 박살난 사건(피그만 침략)도 있는데 말입니다.

 

아이티는 어떻고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들고 일어나서 프랑스군과 싸운 뒤 독립을 이루고 중남미에서 맨 처음 공화국을 세운 나라가 아이티입니다. 프랑스 제국주의가 물러난 뒤에는 미국이 침략했죠. 이 때 많은 아이티 농부들이 미군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아이티 지주들을 미군이 ‘지켜준’ 나머지 농부들이 더 가난해졌고요(서기 1910년대). 웃기는 건 이 때 미국 언론은 “우리는 야만인을 문명화하고 있습니다!”라고 박박 우겼다는 겁니다. 몇 해 전에는 아이티 난민들이 가난과 자연재해를 피해 망명하려고 하니까, 미군이 총을 들고 막았죠.

 

자메이카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습니다. 원주민은 다 죽었고,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西)아프리카에서 끌려온 사람들이거나 흑인과 백인의 혼혈이예요. 그들은 영국 제국주의에 맞서 싸웠고, 끝내 영국 정부와 동등한 자격으로 협상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메이카 가수인 ‘밥 말리’는 평화와 자유와 인류애를 노래한 새로운 음악으로 세계를 사로잡았습니다. 그런데도 뭐 “휴양지”?

 

4. 중남미가 “정글”일 뿐이라굽쇼? 참나. 이 멍청이들은 올메카 문명(3500년 전에 나타남), 치무 왕국, 와리 왕국, 타완틴수유(잉카) 제국, 차차포야인(잉카와 치열하게 싸운 겨레), 3천년 전 볼리비아의 베니 주(州)에서 시작된 복잡한 농경사회, 2천년 전부터 발달한 아마존 원주민의 복잡한 사회(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아마존은 유럽인이 쳐들어오기 전 이미 인구가 수백만 명이었다고 한다. 오늘날 아마존의 인구밀도가 낮은 건 유럽인이 가져온 질병과 그들의 살인과 노예사냥 때문이다)는 알고 이러는 거야? 아르헨티나는 대부분 “정글”이 아니라 초원지대고, 브라질에도 초원은 많은데 왜 정글 타령이지? 게다가 칠레는 온대지역인데? 그리고 코스타리카는 민주국가이자 영구중립국이자 평화주의 정책을 펼치는 나라로서 중남미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나란데 그건 눈에 안 보이나?

 

5. 하와이 : 서기 19세기 말까지 독립왕국이었다가 미국에 점령당함. 서양인이 오기 수백년 전부터 폴리네시아인이 살았음. 오늘날에도 하와이 원주민들 가운데 ‘독립’이나 ‘자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남아있음.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라는 겁니다.

 

6. 아프리카 : 미스르(이집트)/카르타고(튀니지)는 예외로 칩시다. 너무 잘 알려졌으니까요.

 

그런데 이거 아십니까? ‘누비아’라고 불리던 오늘날의 북(北) 수단에는 3500년 전부터 문명이 싹텄습니다. 누비아인은 한 때는 미스르를 점령하고 파라오가 되었다고 선언하기도 했지요. 북수단은 중세시대 이전까지는 기독교 국가였고 로마군도 북수단까지는 내려오지 못했습니다.

 

에티오피아도 미스르 못지않게 찬란한 문화와 문명을 자랑하는 나라고 고유의 글자까지 있습니다.

 

소말리아는 3500년 전의 미스르 기록에 “아주 풍요로운 땅인 ‘푼트’”라는 이름으로 나옵니다(지금은 가난하지만요!). 모로코/알제리도 중세시대에 서유럽보다 잘 살았고 문명국가였습니다. 서(西)아프리카는 2000년 전부터 철기문명이 싹트기 시작했고, 독자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중세 서아프리카에는 여러 왕국과 제국이 들어섰는데, 특히 말리/송가이/가나(아오우카르)/베닌/이페가 유명합니다. 이들이 중요하게 여긴 ‘팀북투’는 진흙으로 만든 도시인데, 아랍인과 흑인 사이의 교역으로 번영했고 학문과 토론과 철학을 중요하게 여긴 도시였습니다(이곳엔 도서관도 있었습니다! 흑인 학생들이 긴 옷을 차려입고 대학에 둘러앉아 철학과 신학과 수학에 대해 서 토론도 했고요. 학자들이 이곳의 옛 수학 교과서를 분석해 봤더니 그 난이도가 파리의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내는 수학 문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하더군요). 중세시대에는 팀북투의 인구가 베네치아보다도 많았다고 합니다.

 

서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은 서기 19세기 말까지 독립을 유지하며 유럽인과 교역을 계속했답니다(그럼 노예는 뭐냐고요? 자기나라 주민이 아니라 내륙에 있는 나라나 겨레의 사람을 붙잡아서 유럽인에게 넘긴 거죠). 유럽인은 치열하게 전쟁을 치르고 나서야 이들을 겨우 정복할 수 있었어요.

 

동아프리카도 아랍인이나 중국인이나 인도인과 거래하면서 바닷가에 많은 왕국과 도시가 들어섰어요. 유럽인이 도착했을 때, 이들은 이미 번성하고 있었답니다. 명나라 때에는 정화의 함대가 케냐 바닷가에 도착해서 교역하기도 했어요. 단, 내륙은 아직 ‘문명화한 사회’라고 부르기는 힘들었죠.

 

남아프리카는 어떠냐 하면 … 짐바브웨(남아공 북쪽에 있는 내륙국가)에서 ‘소나’라는 겨레가 서기 9세기에 나라를 세워 다스렸답니다. 이들은 금광에서 금을 캐내고 상아를 내다 팔았죠. 이들도 동아프리카나 아랍이나 남아시아와 교역하며 번성했답니다.

 

아프리카 중부나 내륙의 흑인들도 수백 년에서 800년은 넘는 역사가 있답니다(학자들이 그들의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추적해서 확인한 사실임). 그러니까 유럽 백인은 맨 나중에 도착한 자들이란 말이죠. 그들은 다 왕국을 세워서 다스렸어요(르완다와 우간다도 마찬가지였음).

 

그걸 백인들이 서기 19세기 말의 침략으로 다 망쳐 버린 겁니다. 그리고 빼앗을 수 있는 건 다 빼앗아 갔죠. 오늘날 아프리카가 엉망인 건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서히 나아지고 있답니다. 재스민 혁명은 말할 것도 없고, 소말리아의 일부분인 소말릴란드는 독립을 선언한 뒤 “모든 총기를 거두어들이고 경찰과 군인만 무장한다!”고 선언한 뒤 이를 그대로 실천했어요. 그 결과 소말리아에서 유일하게 안전하고 정비된 곳이 소말릴란드랍니다(당연히, 이 땅 안에는 소말리아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군벌도, 해적도, 난민도 없습니다!).

 

또 나미비아는 기본소득 제도(모든 시민들에게 일정한 돈을 주어 가난한 사람을 구하고 소득을 평등하게 만들려는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고요.

 

르완다는 18년 전에는 내전으로 폐허가 되었지만, 이제는 내전이 끝났고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교육에 투자하고 있고 컴퓨터도 부지런히 들여오고 있어요. 외국인의 투자를 적극 장려해서 경제도 서서히 성장하고 있고요.

 

라이베리아에서는 여성 대통령이 당선되었답니다. 또한 니제르는 문맹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이야기임).

 

우간다 공화국은 실업률이 4.2%이며(에스파냐는 24%임), 경제성장률이 5.2%고(에스파냐는 - 0.1%임), 에스파냐와는 달리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고 더 많은 서양 자본가들이 투자를 하려고 우간다를 찾아옵니다(헬라스와는 달리 나라가 부도가 나지 않고 있음).

 

그런데 미국 언론이 이런 현실은 거의 다루지 않고 ‘가난한 흑인 난민촌’만 집중적으로 다루니, 안 그래도 나라를 세울 때부터 아프리카인을 ‘인간 이하’로 여겼던 미국 백인 시민들(그리고 황인종/남미계 시민까지도)이 아프리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건 당연하지요.

 

7. 영국 : 미국 백인들이 영국 -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잉글랜드England - 을 좋게 보는 건 당연합니다. 수많은 계통 가운데 가장 힘이 세고 수가 많은 게 잉글랜드 백인인데, 이들을 WASP(White Anglo Saxon Protestant. 앵글로 색슨족이고 개신교를 믿는 백인)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잉글랜드에서 박해당하거나, 죄를 지어 쫓겨났거나, 가난해서 새로 살 땅을 찾아서 달아난 사람들의 후손이죠. 그러니 고향을 사랑하고, 고향에 열등감을 느끼는 건 당연합니다.

 

제가 미국 만화나 소설이나 만화영화를 봐서 아는데(그리고 ‘데비안트 아트’라는 사이트에서 미국 백인들의 글을 봤는데), 영어도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로 나뉘며, 후자가 더 ‘고급 영어’라는 대접을 받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미국 백인들이 ‘잉글랜드에서 온, 영국식 영어를 쓰는 백인’을 떠받들고 좋아한답니다. 웃기는 건 잉글랜드 백인들은 미국 백인들을 ‘상놈 형제’나 ‘꼴 보기 싫은 천박한 놈들’로 여긴다는 거죠. WASP가 일방적으로 짝사랑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8. 유럽대륙 : 미국 백인들의 유럽 인식이 꽤 이중적입니다. 북유럽 백인들(덴마크/노르웨이/아이슬란드/핀란드/스웨덴)이 영어를 쓰면 아주 좋아하며 반기면서도, 북유럽의 사회제도(예컨대 복지제도)는 깔보고 욕하고 깎아내려요.

 

그리고 미국 교과서에서는 히틀러를 욕하지만, 정작 오늘날의 독일 백인은 미국에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고 갈 수 있답니다(웃기는 것은 자기 할아버지가 나치와 싸운 적이 있는 흑인 남성은 입국을 거절당할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피부색과 국적 때문에요). 독일제 하면 ‘고급’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고요.

 

또 프랑스 백인들을 ‘연애에 탐닉하고, 먹는 것만 밝히고, 게으르고, 뻔뻔한 속물’이라고 욕하면서도, 정작 국제무대에서는 ‘중요한 파트너’로 여겨 대접하지요. 미국 백인사회에서는 백인이 프랑스어를 써도 ‘품격이 높은 인간’으로 대접받는답니다.

 

그리고 미국 백인들이 남유럽에 가는 걸 즐기면서도 남유럽 사람들을 깔본답니다. 이탈리아는 ‘더럽고, 마피아 천국’이라고 주장하고, 헬라스(그리스)는 ‘태양은 아름다운데 바가지를 씌우는 곳’이며, 에스파냐는 ‘게으름뱅이에 이기주의자들이 더러운 짓이나 하며 사는 퇴락한 곳’으로 여겨요. 한 10년 전에는 미국 백인이 남유럽을 욕하는 관광책자를 써서 미국사회에서 환영받기도 했죠.

 

미국 백인 가운데 동유럽 출신이 많아서(예 : 폴스카 - 폴란드 - 나 헝가리 출신), 동유럽에 대해서는 우호적이랍니다. 그래서 폴스카가 당한 일(러시아나 독일의 전쟁범죄)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아시아의 황인종이 당한 일(일본군의 전쟁범죄)에는 아주 소극적이죠.

 

9. 러시아 : 미국을 이끄는 사람들이 WASP와 유태인인 건 다 아시죠? 그런데 미국 유태인들이 반(反) 러시아 감정을 품고 있답니다. 그들은 서기 19세기에 러시아 기독교인들과 러시아 정부의 유태인 탄압/추방을 피해 미국으로 달아난 사람들이거든요. 그리고 백인 가운데 WASP 다음으로 영향력이 큰 폴스카 백인들도 러시아에 탄압/학살당한 사람들의 후손이고요. 다른 동유럽계 백인들도 러시아와 싸운 적이 있는 나라들(예컨대 루마니아나 헝가리나 체코)의 후손입니다. 당연히 미국 정부가 누구 편을 들겠습니까?

 

WASP도 반(反)러시아 감정을 품은 중앙아시아의 여러 나라(이슬람 국가들)를 부추겨야 러시아를 견제하기 쉽기 때문에 냉전이 무너진 뒤에도 중앙아시아 편을 듭니다(가령 키르기즈스탄을 도와주고 공군기지를 만든다던지).

 

문제는 미국 백인들이 러시아에 “추위”밖에 없다고 여긴다는 건데, 이건 올바른 인식이 아닙니다.

 

러시아는 미국이 나타나기 200년 전부터 ‘모스크바 공국’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했고(당연히 슬라브족은 그보다 1500년 전에 존재했습니다), 동방정교회의 아름다운 벽화나 모자이크나 성화(聖畵)나 음악을 만들었으며, 제 힘으로 몽골의 지배에서 벗어났고,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침략을 모두 무찔렀습니다.

 

레프 니콜라예프 톨스토이가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문학작품과 사회과학서적과 평화주의/국제주의 사상을 만들었고, 투르게네프나 고리키 같은 작가들이 인간과 사회를 다룬 훌륭한 소설을 썼으며, 표르트 알렉세예비치 크로포트킨이 상호부조론(相互扶助論. 모든 것은 서로 도우며 살아가고, 그래야 사회가 발전한다는 이론)을 내놓았고, 황제와 스탈린에게 모두 맞서 싸운 레온 토르스키 같은 사상가가 나왔고, 소련이 몽골인의 독립전쟁과 한국인의 독립투쟁을 도와주었고, 러시아인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싸움(시온주의자[시오니스트]에 맞선 싸움)을 도와주었고, ‘미하일 일리인’이라는 학자가『인간의 역사』라는 역사책을 썼고,『위대한 왕』이라는 뛰어난 동물 소설을 쓴 사람도 ‘바이코프’라는 러시아인입니다. 미국보다 소련이 먼저 인공위성을 발사했어요. 과학자 가운데도 러시아 백인이 많습니다.

 

차라리 ‘소련’이라도 기억한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오직 추위뿐인 땅’이라니!

 

10. 서(西) 아시아 : 고대문명의 발상지라는 걸 설명해주어야 합니까? 미국 백인들이 황홀해하는 옛 헬라스와 로마도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의 영향이 없었다면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옛 헬라스 기록에 따르면 헬라스 신들이 모두 미스르(이집트)에서 건너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헬라스 글자는 페니키아(레바논)의 알파벳을 베껴서 만들어낸 것입니다.

 

로마의 우편제도요? 로마 황제가 페르시아(이란)의 우편제도를 보고 본따서 만든 거랍니다. 로마의 보병군단이 파르티아와 사산조 페르시아의 기병대(둘 다 이란임)에게 여러 번 깨졌던 건 역사기록에도 나오는 사실이랍니다.

 

헬라스 사람들은 아케메네스 제국(페르시아)에 열등감을 강하게 느꼈고요. 세계 최초의 인권선언문인 ‘키루스 원통’은 이란에서 만들어진 거랍니다.

 

중세 이슬람 세계는 로마의 유산과 페르시아의 유산을 이어받아 더 뛰어난 수준으로 만들었지만, 같은 시기의 서유럽은 폐허나 다를 바 없었고 지저분하고 미개하고 거칠었답니다(서유럽은 서기 12세기에야 서아시아에 대들 수 있게 됩니다). 중세 무슬림의 ‘필수과목’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로마인의 역사책이 있었다면 믿으시겠어요? 그런데 사실입니다.

 

중세에 일어난 십자군 전쟁(서아시아 무슬림들은 이를 ‘프랑크인의 침략’이라고 부름)으로 레바논, 시리아, 팔레스타인, 요르단, 미스르 사람들이 서유럽 백인 기사들의 손에 많이 죽었죠. 이 때 “피가 무릎에까지 차고 넘쳤다.”는 말과 “적의 고기를 불에 구워 먹었다.”는 말이 서유럽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서유럽 백인들은 88년 동안 팔레스타인을 식민지로 지배했고, 레바논은 그보다 더 오랫동안 지배했으며, 시리아와 미스르도 자주 침략을 받았죠. 그러니 서아시아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기분이 들겠습니까?

 

(우리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면 이를 갈듯이, 서아시아 사람들이 십자군이라면 이를 갑니다)

 

그것도 모자라 서기 19세기에 또다시(!) 서양 군대가 쳐들어와서 사람을 죽이고 땅을 점령하고 자원을 빼앗아갔지요. 또 서양 문화를 강요했고요(우리가 서기 19세기에 일본의 침략을 받은 걸 떠올리시면 됨). 아랍을 여러 조각으로 갈가리 찢어놨고요(우리로 치면 남북분단). 안 그래도 옛 상처가 남았는데 이런 일까지 당했다면 어떻게 될 지는 뻔하죠.

 

서기 1948년 이후에는 시온주의자(시오니스트. 유태 민족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땅을 침략/점령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거나 내쫓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60만이 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쫓겨났죠. 남아있는 사람들은 점령지에서 노예같은 대접을 받았어요. 그리고 이중 삼중으로 착취당했죠. 할리우드 영화와 미국 뉴스는 이들을 ‘악마’라고 불렀고요.

 

(도대체 어떤 대접을 받냐고요? 팔레스타인 아랍인 아이가 병원에 누워 있으면 유태인 군인이 총 들고 들어와서 … “개 XX들!”이라고 소리지르고 침대에서 끌어내 군화로 마구 밟습니다. 개머리판으로 때리고요. 그러면서 “네 엄마는 ‘창녀’야! 이 XXX들아!”라고 떠들죠. 바닥에 마구 내동댕이쳐서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되풀이하고요. 그래도 이스라엘 법정에서는 가해자가 ‘무조건 무죄’입니다. 피해자가 ‘유죄’판결을 받고요. 얼마 전에는 자기 집에서 밥 먹던 팔레스타인 아랍인 일가족이 유태인 군인들에게 총 맞아 죽었답니다. 8년 전인가 9년 전에는 유태인 군인이 “총기는 아랍놈을 쏴 죽이라고 있는 거야!”라고 떠들고는, 그걸 ‘실천’하려고 모스크에 쳐들어가 기도하던 사람들을 마구 쏴 죽였습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사형이 선고되지 않았답니다. 참고로 모두 실화입니다. 조 사코 화백이 그린 만화인『팔레스타인』을 보십시오. 더 역겨운 사례도 많이 나옵니다)

 

이제 서아시아 사람들이 왜 미국 백인이라면 이를 득득 가는지 이해가 되시리라 믿습니다.

 

11. 중앙아시아 : “초원”만 있는 게 아님. 소그드인을 비롯한 상인들의 땅이었고 국제무역의 중개지로 번영했음. 이곳 사람들은 몽골초원의 유목민에게 문화와 문명을 가르쳤음. 고구려 문화도 중앙아시아에서 건너온 것이 많다. 튀르크 제국의 땅이었고 여기서 나온 유목민족들이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와 동유럽을 다스림(예 : 셀주크 튀르크 제국이나 오스만 튀르크 제국). 이곳에서 나타난 티무르는 왕조를 세우고 오스만 왕조를 한번 무너뜨려 결과적으로는 유럽을 구해주었음(아주 잠시였지만!). 사마르칸트는 500년 전에는 무역으로 번영했고 영국 상인들까지 찾아와 티무르에게 예를 표할 정도였음. 남아시아를 300년 동안 다스린 무굴 제국도 중앙아시아 출신 튀르크족인 바부르가 세웠음.

 

12. 중국 : 문화와 문명과 역사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줄로 암. “무서운 XX들‘이라는 말은 맞는데 그건 미국정부를 비롯한 서양 여러나라가 제국주의를 내세워 자극하고 침략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임. 오늘날 중국 공산당을 지배하는 정서가 - 겉은 공산주의지만 - 속은 ’반(反) 서방 정서‘인 것도 아편전쟁을 비롯한 서양 백인들의 침략 때문이다. 미국 멍청이들은 중국이 다른 곳에서는 욕을 먹지만, ’미국의 뒷마당‘으로 여겨진 중남미에서는 환영받고 있다는 것을 알까 몰라?

 

13. 남아시아 : 인더스 문명이 세계 최초의 문명 가운데 하나라는 걸 모르는 모양임. 그 때 하수구와 수세식 화장실과 목욕탕과 쓰레기장과 창고가 다 있었음. 그리고 불교를 만든 사람은 네팔 사람인 가우타마 싯다르타(존칭 사카모니 -> 석가모니)지만, 불교로 개종하고 그 가르침을 널리 퍼뜨린 사람은 바라트(인도) 사람인 아소카 대왕이었음.

 

그리고 고대 바라트의 의학은 해부와 약물치료를 실시하고 병균의 원인을 지목할 정도로 발달했음. ‘아유르베다’라는 전통의학도 5천년의 역사를 자랑함. 오늘날 우리가 쓰는 숫자를 만든 사람들이 바라트 사람이며(‘아라비아 숫자’라는 이름은 잘못된 것이다), 수학이 발달하여 복잡한 계산을 할 수 있었고, 옛 헬라스의 도시들보다 더 크고 웅장하고 화려한 도시를 세웠고(남아시아에 온 헬라스 사람들의 기록에서 확인되는 사실임), 바라트 강철은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좋았음(2백년 전까지는 그랬다). 또 이미 고대에 재상이 쓴 ‘현실적인 처세술과 외교술을 가르치는 책’이 나왔고 드라비다 장사꾼들이 로마인과 교역하며 많은 이익을 남겼다. 바라트 소국(小國)의 대사가 로마에 상주할 정도였다면 짐작하실런지? ‘칼라리파야트’라는 전통무술도 15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브라만과 크샤트리아와 바이샤는 일상생활에서 ‘위생’을 철저하게 강조하며(더럽게 살았던 사람들은 수드라와 달리트였음), 영국인은 힌두교도로부터 목욕하는 방법을 배워 오늘날의 ‘문명인’이 된 것이다. 그들이 먹는 양념이 ‘마살라’(흔히 ‘카레’로 불림)인데, 그 안에는 강황 성분이 많아 치매를 막을 수 있다. 그러니까 남아시아인은 바보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13. 베트남 : 아마 베트남 전쟁이라는 악몽(!) 때문에 이러나 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베트남도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그들이 서양과 싸운 건 서양의 제국주의 때문이었지, 베트남이 먼저 덤빈 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마지막 왕조인 다이남(한자로는 대남大南. 흔히 응우옌 왕조로 불림)은 처음 나라를 세울 때 프랑스군의 도움을 받기까지 했답니다. 그러다가 프랑스가 제 욕심을 채우려고 하자 반기를 든 거죠. 그 친구들(미국 시민)은 베트남 망명자가 만든 포(쌀국수)는 맛있게 먹으면서 왜 이런 생각을 하는건지.

 

14. 태국이나 버어마나 캄보디아 : 뭐 불교국가라는 말이 틀린 건 아닙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닙니다. 한국을 유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듯이, 이 세 나라를 불교만으로 설명하기는 힘들다는 겁니다. 입헌군주제나 민주주의나 독재나 베트남과의 갈등 같은 요소는 생각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서아시아나 남아시아나 남유럽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견을 품어서 문제라면, 이 세 나라에는 너무 긍정적인 착각을 해서 문제라고 봅니다.

 

15. 오스트레일리아 : 영국 식민지였다가 독립했지 미국 식민지는 아님. 게다가 객관적인 조건만 놓고 볼 때 오스트레일리아가 미국보다 나은 것도 많음.

 

가령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모든 시민이 연금을 받으면서 노후를 잘 보낼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그런 건 꿈도 못 꾸며,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빈부격차가 심하지 않지만 미국은 심함.

 

또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모든 시민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약값과 치료비가 싸지만, 미국은 의료보험을 시장에 맡겨 보험 혜택을 못 받는 사람이 수천만 명이나 됨. 약값이 너무 비싸 치료를 포기하는 일도 미국에서는 자주 일어남.

또 있다. 내가 한국 교민에게서 들은 바에 따르면, 식품 안전과 위생을 미국보다 더(!) 철저하게 따진다고 한다. 그래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만든 음식물은 미국에 군소리 없이 잘 들어가나, 미국에서 만든 음식물은 백인 회사에서 만들었어도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나오자마자 모든 미국산 식품을 수입금지하라는 명령을 내린 나라가 오스트레일리아다.

 

16. 일본 : 미국 백인들이 일본에 대해 긍정적인 환상을 품은 경우가 많음. 심지어 같은 전쟁범죄도 나치나 소련은 악착같이 따지면서, 일본의 그것은 처벌도 제대로 하지 않고 대충 넘어갔다. 보수파나 진보파나 가릴 것 없이 일본을 감싸고 돔. 아시아에서는 가장 나은 나라라고 여긴다.

 

17. 한국 : 북아메리카 백인사회에서 한국인 이미지는 아주 나쁨. 백인 여성들이 가장 싫어하는 황인종 남성이 한국 남성과 중국 남성임(설문조사 결과, “남자로서 도저히 매력을 못 느끼겠다.”고 대답한 백인 여성이 대다수였다).

 

그들이 생각하는 한국인 남성의 이미지는 ‘여성을 때리고, 아내를 종처럼 부리며, 남자만 대접하고, 술주정을 일삼고, 주제도 모르고 백인 여성에게 추근거리고, 돈만 알고 탐욕스러우며, 툭하면 주먹질이고, 마늘냄새를 풍기는 더러운 족속이자 못생긴 것들’이다.

 

그나마 한국을 안다는 사람들 가운데 대다수는 6. 25 전쟁 당시의 모습만 떠올린다. 그나마 최근에는 정보가 좀 알려져서 어느 정도 인식이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중국이나 일본보다는 덜 알려졌으며, 그들에게 한국어는 ‘가장 배우기 힘들고 어려운 말’이다(미국 백인들이 배우기 쉽고 친근하다고 여기는 말은 에스파냐어임).

 

한국인 여성을 불쌍하게 여기거나 깔보는 정서도 많다(왜 그러냐고? 너무 추잡스러운 소문이 있어서 내 입으로는 소개하지 못하겠다. 양해를 바란다).

 

미국사회에는 한국인 남성이 ‘폐쇄적이고 편협하고 남에게 윽박지르며 명령을 일삼고 보수적’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박혀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한국인 여성과 백인 남성이 부부가 되는 경우는 눈에 자주 띄지만, 백인 여성과 한국인 남성이 결혼하거나 사귀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후자의 경우 이혼율도 높다.

 

그리고 미국 백인과 유태인 언론도 일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기사를 자주 싣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한 예로『뉴스위크』는 나치의 범죄는 여러 번 욕하면서 한국에게는 “쓸데없는 반일감정을 버리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충고’했고(13년 전 내가 직접 확인한 사실임),『뉴욕타임스』는 <특집 - 한국 ; 아내를 때리는 나라>라는 기사를 실었으며(9년 전에 읽었음), 한국인의 반미감정을 소개하는 미국 언론은 모든 게 다 한국인 탓이거나 ‘빨갱이들’ 탓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여론조사에서는 한국이 미국의 친구가 아니라고 주장한 사람들의 비율도 38%나 됐다. 다른 말이 필요한가? 그러니 대접받을 거라는 착각은 버리자. 이제 정신을 차리고 짝사랑을 거둘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