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우리가 알지 못하는 소와 우유에 대한 진실

개마두리 2012. 7. 25. 20:07

 

우리는 흔히 ‘소는 풀을 먹고 자라니까, 한국 목장에서도 마찬가지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나도 얼마 전에야 안 사실이지만, 한국의 소들은 우리에 갇혀 옥수수와 양(羊)의 뼛가루가 섞인 먹이를 먹는다. 카자흐스탄이나 몽골과는 달리 소를 놓아서 기를 수 있는 탁 트인 벌판이 모자라고, 뫼(山)가 많기 때문이었다. 또 소의 먹이가 되는 풀을 겨울철까지 저장하는 일도 힘들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원래는 사람이 먹어야 할 곡물인 옥수수를 소에게 먹이는 건 낭비고(사람이 먹을 몫이 그만큼 줄어든다), 초식동물인 소에게 억지로 동물성 음식인 양의 뼛가루를 먹인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양을 소에게 먹인 까닭은 사람이건 짐승이건 고기와 뼈를 먹으면 ‘덩치’가 커지기 때문이었다. 즉 소의 덩치를 키워 고기를 더 많이 얻으려는 뜻이 숨어있다. 그러나 이 때문에 광우병이 나타났다).

 

다행히 최근에는 한국의 우유업체들이 몽골의 초원에서 풀을 사와 거기에 건초를 섞어 소의 먹이로 주기로 했다. 그리고 한국야쿠르트는 젖소에서 나오는 우유를 균질처리(우유 안에 들어있는 지방을 잘게 부수는 일)를 하지 않고 그냥 내놓기로 했는데(내추럴플랜이라는 상품으로 나옴), 이러면 우유의 부드러운 맛이 그대로 남는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이 우유는 알레르기와 어린이 당뇨를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소 먹이를 풀로 바꾸자 젖소 한 마리가 만드는 우유의 양이 37kg에서 42kg로 늘어난 것을 보아도, 자연 그대로의 습성을 따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