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옛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명대사/문장들 6

개마두리 2022. 9. 29. 00:54

“국왕 전하께서 명예의 칭호를 내리신 것이 ‘쓸데없는 일’이란 말입니까?”

“영광스러운 일입니다만, ‘영광 이외엔 아무것도 없는 일’이기도 하외다.”

- 14쪽

“낭만주의자(로맨틱한 사람 – 옮긴이)는 못 말리겠군.”

“분노한 낭만주의자만큼 위험한 것도 없습니다.”

- 17~18쪽

“좋지 않은 시기요. 전쟁은 너무 길어 민심은 황폐한데, 위기는 가까워지고 있소.”

- 19쪽

“이 황량한 시기에 대륙의 평화를 위해 애쓰는 자들이 있다는 소식은 만인(萬人. 퍽 많은 사람/모든 사람 – 옮긴이)에게 희망을 줄 것이오.”

- 19쪽

“머리는 생각하라고 달려 있는 것이네.”

“옳으신 말씀입니다만, 인간은 그렇게 되기 어렵군요.”

“뭐, 그래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합리적이지 못한 눈을 가진 것이 무에 좋은가?”

(합리적이고, 눈에 보이더라도 믿을 수 없는 것이면 마음에 한 점 흔들림도 느끼지 않는 – 옮긴이) 드워프들에게 자랑할 만한 문학이 있습니까?”

- 30쪽

“전사(戰士)들은 부지런하네.”

“시간만 나면 대무(對武. 서로 마주하고[對] 싸우면서 무술[武] 실력을 겨루는 일 – 옮긴이), 대무, 대무.”

“아가씨의 한숨은 듣지도 않나요?”

“아가씨의 시선은 보지도 않나요?”

“전사는 나보다 검을 더 좋아하네.”

“검을 들고 뛰느니, 나와 춤춰요.”

“이렇게 과감하게 말하니, 미운가요?”

“그래도 어쩔 수 없네. 봐요, 햇살이 따사로워요.”

“봄바람이 귓가를 간지럽히는 삼월(3월)이 오면.”

“봄맞이 축제에 반짝이는 웃음 조각들.”

“낙엽이 바람을 타고 도는 시월(10월)이 오면.”

“추수제(秋收祭. 가을걷이가 끝난 뒤 열리는 축제 – 옮긴이)의 유쾌한 농부의 노래.”

“두 개의 달이 떠올라 세상을 비추면.”

“트윈문(쌍둥이 달/두 개의 달 – 옮긴이)의 축제에서라면 나도 용기가 생겨요.”

“나와 함께 춤춰요. 봐요, 즐겁지 않아요?”

“나와 함께 춤춰요. 하나, 둘, 셋.”

“어렵지 않아요, 전사 양반. 날 보아요.”

“내 손을 잡아요. 칼자루를 놓고서.”

“어렵지 않아요, 전사 양반. 그냥 춤춰요.”

“즐겁게 내딛고 신경 쓰지 않으면, 그게 춤이죠.”

- 38~39쪽

“완벽은 없소. 소수의 희생 없이 변혁을 꿈꾸는 것은 몽상가의 논리일 따름입니다.”

“그렇소? 그렇다면 바로 당신을 희생시키는 것이 좋겠군.”

- 50쪽

“난 원한을 잊는 성격은 아닙니다. 하지만 날 패배시킬 정도의 능력과 힘을 알아볼 줄 아는 눈은 가지고 있지요.”

- 52쪽

“고귀했던 이상은 잔재도 남기지 않고 흩어져 버렸고, 남은 것은 타성(惰性. 게으른/불경[不敬]스러운 성품 → 오래되어 굳어진, 좋지 않은 버릇 : 옮긴이)뿐이오. ‘기사 중의 기사’인 국왕은 (백성과 귀족들을 – 옮긴이) 섬기기보다는 (그들로부터 – 옮긴이) 섬김받기를 더욱 원하고 있소. 귀족들은 축적된 명예를 낭비하며 만인의 재산을 한 가문에 귀속시키려 애쓸 따름이오.”

- 52~53쪽

“너무 길었소. 타성의 모든 악덕이 자리잡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단 말이오! 힘을 가진 자는 그 힘을 계속 누리기 위해 변화를 절대로 인정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불변성’은 우리 모두에게 불평등만을 강요하고 있소! 알고 있겠지요! 당신은 알고 있을 거요!”

- 53쪽

“당신의 혁명 이론, 부분적으로 공감가는 곳은 있습니다만, 반대합니다.”

“내가 만난 또 다른 젊은이가 한 행동이 그 대답이 될 것이오. 그 젊은이 또한 자신의 ‘왕국’을 만들었지. 그는 50명의 고아들을 위해 자신을 위한 여행을 중단하고 그의 인생을 고아들에게 바쳤소. 그 ‘왕국’의 국민들인 그 50명의 고아들은 자라나 사랑을 알게 되고, 관용을 알게 되고, 자비를 알게 될 것이오.”

“그러나 (혁명 운운하는 – 옮긴이) 당신이 나라를 만든다면, 그 나라의 국민들은 서로가 서로를 ‘희생되어도 좋을 소수’로 인식하는 나라가 될 것이오. 그 나라의 국민들은 (남에게 희생당하지 않으려고 – 옮긴이) 서로가 서로에게 거짓된 상(모습 – 옮긴이)만을 보여주고자 애쓰는 나라가 될 것이오.”

“나는 그런 나라에 찬성할 수 없소,”

- 56쪽

“하늘을 나는 자, 화살 앞에 두려움이 없을 수 있소?”

- 57쪽

“알지도 못하는 음모 때문에 이 평화로운 밤길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죽어버린 사람들. 친구를 만나기 위해 걸어가고 있었을까? 따스한 저녁 식사 테이블을 기대하며 바삐 걸어가고 있었을까? 그러나 뜻없이 죽어버리고, 게다가 죽은 뒤에도 일어나 피눈물을 흘리며 (조종당한 채로 – 옮긴이) 사람들을 공격해야 하는 저 시민들을 베어넘겨야 하는 황야의 왕자.”

- 63쪽

“무지막지한 고통 속에서, 생각은 오히려 빠르게 진행되었다.”

- 72쪽

“당신은 당신 혈관에 흐르는 피가 다른 사람의 피와 다르다고 생각해?”

“…… 다르다.”

“왕족의 피(라서 – 옮긴이)?”

“나의 의지를 위해 맥박치고, 나의 꿈을 위해 흐르는 나의 피다. 그것은 다른 누구의 피와도 다른, 오로지 나만의 피다.”

“그런가? 그렇다면 당신의 피는 지금 당신을 구원하지 못해. 그 피 때문에 당신은 여기서 죽으려 들고 있는걸.”

“죽음도 내 삶의 한 부분이다. 떼어놓을 필요 없어.”

“그래. 그럼 그 피를 흘리며 죽어봐.”

“나의 공식 명칭에는 항상 붙는 이름이 있다. 간첩이니까 그 정도는 알겠지?”

“그래서? 당신 ‘폐태자(廢太子. 왕태자를 그만둔 사람 – 옮긴이)’는 왕족의 위치를 버리고 백성에게 내려온 자라는 건가?”

“천만에. 난 백성에게 내려간 적은 없다.”

“뭐라고?”

“난 무엇에게 다가가기 위해 무엇을 버린 적은 없다. 내가 버린 것은 ‘내가 아닌 것’. 그리고 난 버림으로써 ‘나’만을 남겨둘 수 있었다.”

- 72~74쪽

“그대 앞에 선 자가 무엇으로 보이는가? ‘만용을 부릴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가? 그렇다면, 내가 어떤 자인지,”

“확인하라!”

- 74쪽

“지독한 고통도, 자꾸 흐려지는 눈앞도, 그리고 복받치는 감정의 오열도 사라졌다. 그는 날 위해 저기 서 있는 기사 중의 기사, 그는 스스로를 능히 알고 있었고, 스스로를 만들어나가는 인물이었으며, 그로써 능히 ‘나의 왕’이다. 밤의 어둠도, 고통의 어둠도, 이 참혹한 현실이 가져다주는 어둠 중의 어둠도 내 눈에서 나의 왕을 가리지는 못했다.”

- 75쪽

“안 돼. 이걸 놔, ‘나의 왕’이 저곳에 서 있어. 난 일어나야 돼. 그를 섬기기 위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냐. 그와 ‘함께 서기’ 위해서 일어나야 돼. 나의 왕과 함께 서야 돼.”

- 75쪽

“왕을 찾았는데, 난 이렇게 쓰러져 누워 있잖아. 내가 인정해 주지 않으면, 그는 ‘왕’이 아니야. 왕일지는 몰라도, 나의 왕은 아니야. 난 일어나야 돼.”

- 75쪽

“당신은 죽는 것이 좋겠어.”

“그렇더라도, 지금 여기선 안 돼.”

- 76쪽

“너무 많이 본 뒷모습이다. 우리 고향에선 꽤 흔하지. ‘가장 커다란 사람은 (자신의 – 옮긴이) 등을 (남에게 – 옮긴이) 보여주는 사람’이야. 내 앞에 서서 (위험으로부터 – 옮긴이) 날 가려주는 저 등. 안 돼. 이젠 지겹다. 더 이상 등 뒤에 숨을 수는 없어. 일어나야 돼.”

- 76쪽

“가세요.”

“싫다면?”

“당신과는 친구가 될 수 없어요. 친구 아닌 자와 한자리에 길게 있고 싶지 않아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 옮긴이) 분노의 강이 흘러 증오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 같습니다. 가게 만들겠어요.”

- 78~79쪽

“왕을 찾았다고?”

“응.”

“그래, 왕은 어떤 분인데?”

“왕이란, (백성들이나 신하에게, 자신의 – 옮긴이) 뒷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야.” 

“뒷모습?”

“뒷모습은 ……, 내 앞을 걸어가는 사람의 모습. 내게 거짓된 표정을 말할 수 없는 사람. 그리고 난 그 뒤를 따라 걸어가.”

- 80쪽

“정신적으로 강하게 연결된 두 객체 중 하나에게 주어진 파멸은, 다른 하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다네.”

- 87쪽

“제가 듣기로, 인간의 정신적 충격은 재발의 가능성이 높다고 들었는데요.”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완치가 되었는지 확인하기도 어렵고요.”

- 89쪽

“바다는 대지를 향해 끝없이 다가오고, 대지는 바다에서 끝없이 멀어지려 한다. 가장 깊은 해원(海原. 바다 – 옮긴이)의 신비는 차라리 대지를 향한 갈구이다.”

- 94쪽

“<1대 1로 싸우자>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 102쪽

“장난은 정신 수준이 비슷한 사람에게 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해 줘어!”

- 110쪽

“탁탁 튀는 불티들이 잠깐의 자유와 극도의 열정을 허공에 그리고 있다. 불티의 탄생, 비약, 정열, 소진. 저것도 하나의 생애라면, 저 불티는 우리 인간을 ‘너무 느려터지고, 답답한 놈들’이라고 생각하겠지.”

- 118쪽

“학문적 요구는 정치적 장벽을 넘기 힘들다.”

- 126쪽

“인류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성직자들이 아닌 이상, 사람들은 외국인과 다른 말을 쓰는 것을 더 좋아한다네. 그래야 민족애를 느낄 수 있다는 거지.”

- 126쪽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 만들어는 가야지.”

“만들어간다구요?”

“인생을.”

- 139쪽

“할말 없군요.”

“할 말이 없으면 안 되지. 인간이니까. 무슨 말이든 해야지. 어떻게든 살아야지.”

- 140쪽

“계단 꼭대기에 오른 자만이 (그 꼭대기에서 – 옮긴이) 새로운 계단을 만들 수 있는 것이군요?”

“예, 좋은 비유세요.”

- 148쪽

“그가 자신의 인간성을 간직했기를 바랍니다.”

“예?”

“그가 끝까지 인간이었기를,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지켜지지 못한 약속을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 153 ~ 154쪽 

“정의는 만인에 대한 사랑이오.”

- 162쪽

“평화는 값진 것이고, 소중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성실한 조정자가 나타나서 양국의 의견을 조절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예. 평화를 위해서 정의가 희생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조정자는 양자 모두에게 환영받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의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평화가 희생될 수는 있습니다만, 평화를 위해 정의를 희생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러한 평화는 가식과 거짓 위에 실현되는 것으로, 사상누각(沙上樓閣. 모래 위의 높은 다락집. → 기초가 약하여 오래 견디지 못할 일이나, 실현 불가능한 일 : 옮긴이)이나 진배없겠지요.” 

“정의라 ……. 옳으신 말입니다. 하지만 정의라는 것이 자신의 민족을 위해 악용되는 도구일 수는 없겠지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전사자의 어머니의 눈물과, 연인의 슬픔과, 그 지기(知己. ‘나를 알아주는 벗’이라는 뜻인 ‘지기지우[知己之友]’를 줄인 말. ‘서로 마음이 잘 통하는 동무’라는 뜻 – 옮긴이)의 비탄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내버리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 163 ~ 164쪽

(한 사람의 – 옮긴이) 유능함이란 당대에 평가하기는 힘든 덕목이겠지요.”

- 165쪽

“외교라는 ‘거대한 소꿉놀이’에서는 그 심리적인 부채도 참으로 무거운 것이지.”

- 168쪽

“나 스스로가 나의 ‘감시병(兵)’이다. 내가 달아날 마음이 없으니, 절대로 달아날 리가 없지.”

“다른 사람들이 그걸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어렵겠지요.”

“그렇겠지.”

- 175쪽

“낡은 대지 위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
 바람에 날리는 풀씨 같은 인생에도
 한번은 찾아오는 신비로운 바람.”

- 179쪽

“떨어지는 별 하나, 솟아오르는 별 둘.
 그러나 노래하는 가인(歌人? - 옮긴이)의 추억에는
 희미해진 별 하나.”

- 180쪽

“날개 잃은 여왕은 광휘 또한 읽게 되니,
 광휘 잃은 여왕은 사랑의 사슬도 무겁다.
 돌아보지 않는 시선은 가슴의 온기마저
 잃게 한다.
 세월이 나무에 나이테를 덧매기고,
 잊혀진 이름은 차가워만 가는데.

 차가운 가을 바람 나뭇잎을 훑어내리고,
 대지에 떨어진 메마른 낙엽들 속에
 희미하게 움트는 기운을 느낀다.
 팽개쳐진 사랑을.”

- 181쪽

“한쪽이 옳다고 해서 다른 쪽이 (무조건/저절로 – 옮긴이) 그르게 되는 것은 아니겠죠.”

- 191쪽

“필요할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을.”

“마음 가는 길은 죽 곧은 길.”

- 192쪽

“죄송합니다. 여행이라는 것이 품위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 …….”

“아, 괜찮소. 편지는 마음을 전달하면 충분하오.”

- 193쪽

“경험이란, 결국 시간이란 무서운 거다.”

- 195쪽

“이거 색깔이 왜 이래? 냄새도 이상하고 …….”

“약이 그럼 맛있게 보일 거 같아요? 어서 마셔요.”

- 197쪽

“원래 계획이라는 것은 참 좋은 거예요. 비록 내가 그것을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 216쪽

“무조건 희망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할 수 있는 행동을 계속 취해야겠습니다.”

- 216쪽

“배(선박 – 옮긴이)는 어째서 가라앉지 않는 거지?”

내 혼자말에 네 사람이 동시에 대답했다.

“배니까.”

“뜨게 만들어져 있으니까.”

“가라앉고 있기 때문에.”

“물이 받치고 있으니까.”

- 218쪽 

“시커먼 먹물, 아니, 아예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끝없는 해원, 그리고 그 수면 위로 달빛의 조각들이 부서져 떠다니고 있었다. 

 

… 밤하늘은 검푸르게 빛나고 있었지만, 바다 위에는 부서지는 달빛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바다 표면의 달빛도 거대한 해원의 암흑에 감싸여 그 빛이 퇴색해 있었다. 마치 무(無)의 공간처럼 보였다. 

 

칠흑 같은 바다는 원근의 감각을 무디게 만들었다. 밤하늘의 별들이 오히려 바다보다 가까이 느껴져 마치 하늘이라도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248쪽

“인생은 그렇게 멋있는 것도, 영웅 서사시 같은 것도 없어요. 특히 자신의 인생은.”

- 280쪽

“당신이 우주를 구한다고 해도, 당신의 인생이 다른 수많은 인생보다 특별히 가치 있어지진 않아요. 그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시시하게 산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틀려요.”

“틀리다고요?”

“모두들 똑같이 고귀해서, 특별히 뛰어난 것이 없다는 것이지, 모두들 시시해서 특별히 뛰어난 것이 없다는 것은 아니에요.”

- 281쪽

“인생은 그렇게 멋있는 것은 아니군. 그래도 걸음은 앞으로 나가고, 시야는 높이 두는 것이지. 가자구.”

- 283쪽

“필요할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을.”

“마음 가는 길은 죽 곧은 길.”

- 286쪽

“인생은 굉장한 서사시는 아닐지 몰라도, 느닷없이 굉장한 비극은 될 수 있군요.”

- 291쪽
 
- 이상  『 드래곤 라자 』 제 6권( ‘이영도’ 지음, ‘(주)황금가지’ 펴냄, 서기 1998년)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