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월스트리트가 노리는 것은 당신의 돈이다

개마두리 2024. 12. 29. 22:49

참 힘든 세상이다.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벅찬데 인문학에 이어 수학, 과학 공부까지 해야 하다니.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서기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21세기는 지식 경영과 창조경영의 시대다. 이는 곧 인문학, 수학, 과학의 시대라는 의미다. 과거에 이 세 가지는 학자들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평범한 직장인, 평범한 주부가 인문학, 수학, 과학을 공부해야(배워야 옮긴이) 하는 시대다. 그리고 스스로의(자신의 옮긴이) 인생(옮긴이)을 창조적으로 꾸려나가야 하는 시대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미래는 더욱 그럴 것이다.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을 쓰고 나니, 가슴이 날카로운 종이에 베이기라도 한 것 같다. 평범한 직장인, 평범한 주부는 생존이니 성공이니 하는 단어(낱말 옮긴이)가 난무하는 무서운 세계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고, 평범한 삶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는 그 자체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존재다. 평범한 사람들이 행복해야 그 사회가 아름답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가 악하다. 월스트리트의 퀀트(Quant. 수학/컴퓨터/통계 등을 이용해 금융시장을 예측하는 사람들. 쉽게 말해 예측가’ - 옮긴이)들은 인문학, 수학, 과학으로 무장하고 전 세계(온 누리 옮긴이) 서민들의 재산을 합법적으로 약탈해아고 있다.

 

IMF 사태, 신용카드 대란, 키코 사태, 론스타 사건, 저축은행 사태, ELS 주가조작 사건 등 우리나라(한국 옮긴이)를 뒤흔든 금융 사고들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리먼브러더스 금융 위기, 두바이 금융 위기, 그리스(헬라스 옮긴이)의 국가부도 위기 등 세계 경제를 충격에 몰아넣은 금융 사고들의 공통점이 무엇인가? (바로 옮긴이) 퀸트들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살인적인 물가, 미친 듯이 치솟는 대학 등록금, 금융사기에 가까운 카드사와 은행의 이자놀음 등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병들게 만드는 자본의 폭주는 어떤가? 그 배후를 파고들어가다보면 월스트리트와 만나게 된다. 그렇다. 월스트리트가 노리는 것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돈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한 사람이 직장(일터 옮긴이)에서 수십 년(몇십 해 옮긴이) 동안 거의 매일 뼈빠지게 일했다면 부자가 되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대부분 빚쟁이로 전락한다. 무슨 사치를 한 것도 아니고 도박(노름 옮긴이)을 한 것도 아니다. 그저 성실하게 살아왔을 뿐인데 정신을 차려보면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산더미다.

 

이때쯤이면 누구나 깨닫게 된다. 그동안 자신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융 노예로 살아왔음을. 이 잘못된 구조를 바꿔야 한다. 당신이 언젠가 경제활동 능력을 상실하게 되었을 때, 자본의 쓴맛을 보는 대신 자본에서 보호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세상을 바꾸는 자기계발과 인문학을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또 걱정스럽다. 우리나라에는 시야가 한정적인 독서가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자기계발과 인문학을 바라보는 시각이 균형적이지 않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자기계발 같은 건 하지 마라. 중요한 것은 사회 계발, 즉 사회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인문학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학문이다. 때문에 경제를 논해서는 안 된다.” 하나 이런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까닭 옮긴이) 때문에 옳지 않다.

 

첫째, 자기, 즉 개인이 모여서 사회를 이룬다. 때문에 자기계발 없는 사회계발은 있을 수 없다. 과거에 마르크스(맑스 옮긴이) - 레닌주의자들이 자기 계발 없는 사회 계발을 외쳤다. 그리고 소련을 건국했다(세웠다 옮긴이). 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지금도 북한(‘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줄여서 조선 공화국’ - 옮긴이)은 자기계발 없는 사회계발, 국가 계발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지옥과도 같은 사회와 국가를 만들었다.

 

둘째, ‘경제(經濟)’는 세상을 잘 다스려서 고통받는 백성을 구한다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준말이다.리딩으로 리드하라 에서 자세히 밝혔듯이 경제학은 철학에서 시작됐다. 쉽게 말해서 경제학은 인문학이다. 인간이 돈을 위해서 일하는 사회구조를 혁파하고, 인간이 돈보다 존중받는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진짜 경제학의 목적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책을 두고서 인문학은 사회구조를 바꾸는 것이 목적인데 자기계발서처럼 썼다느니, 인문학은 고매한 학문인데 세속적인 경제 이야기를 한다느니 하면서 비판할 것이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월스트리트의 황제인 워런 버핏조차도 대량 살상무기라고 악평한 파생금융상품이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얼마나 거래되고 있는지(거래되는지 옮긴이) 아느냐. 자그마치 30,000,000,000,000,000, 3경 넘게 거래되고 있다. 이 거래 규모는 세계 1위다. 월스트리트가 있는 미국보다 많다.

 

한데 우리나라의 은행/증권/신탁/보험회사 등에서 판매하는 파생금융상품은 하나같이 투기성 상품이다. 쉽게 말해서 사기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는 곧 무슨 의미(옮긴이)인가? 극단적으로 말해서 우리 국민이 한 해에 3경 넘는 돈을 금융 자본가들에게 갈취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래서 우리나라가 불행한 것이다. 이래서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오랜 시간을 일하지만 좀처럼 형편은 나아지지 않는 것이다. 이래서 우리나라 10대들이 입시지옥으로 내몰리고, 20대들이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30대들이 출산을 기피하고, 40대들이 돌연사 하고, 50대들이 퇴직금을 날리고, 60대 이상의 노인 자살률이 OECD 최고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게 다 돈, 돈 때문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파생금융상품은 자기계발에 철저하고 인문학적 두뇌로 무장한 월스트리트의 퀀트들이 수학의 편미분 방정식과 물리학의 열전도 방정식을 활용해서 설계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은행/증권/신탁/보험회사들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의 금융기관들은 월스트리트의 현금인출기 노릇을 하고 있다. 이는 조금이라도 금융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는 상식이다. 현실이 이와 같다. 그러니 자기계발 같은 건 하지 마라느니, 인문학은 경제를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느니 하는 말은 제발 삼갔으면 좋겠다.

 

물론(말할 것도 없는 일이지만 옮긴이) 월스트리트 스타일의 자기계발과 인문학은 인류를 위해서 사라져야 하는 사회악이다. 월스트리트 스타일의 자기 계발과 인문학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참으로 옮긴이) 인간을 위하고 세상을 구하는 자기계발과 인문학을 하자는 의미다.

 

정리를 하자. 수학(mathematics)과 과학(science)이라는 말은 각각 그리스어(헬라스 말 옮긴이) ‘마테마(μάθημα)’와 라틴어 스키엔티아(sciénĭa)’에서 유래했다(비롯되었다 옮긴이). 이 두 단어(낱말 옮긴이)는 모두 인문학을 뜻한다. 이제 우리는 근본(뿌리 옮긴이)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옮긴이) 인문학의 기반 위에서 수학과 과학을 공부해야(배워야 옮긴이) 한다. 그리고 철학적 사고방식과 수학/과학적 능력을 무기 삼아 금융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월스트리트는 퀀트들이 장악하고 있다고(손에 쥐고 있다고 옮긴이) 해도 과언(지나친 말 옮긴이)이 아니다. 그런데 퀀트들의 국적을 보면 프랑스 출신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미국 출신이 많다고 한다. 알다시피 프랑스와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문학을 하는 나라다. 하나 지금 이 두 나라의 인문학은 인류를 금융 시스템의 노예로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사실 인문학은 언제나 지배계급이 악용해왔다. 이 불행한 역사(歷史. 순수한 배달말로는 갈마’ - 옮긴이)를 우리가 바로잡아야 한다. 세상의 약자들을 섬기는 인문학, 내 소유를 가난한 사람들과 아낌없이 나누는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다(까닭이다 옮긴이).

 

- 이지성, 생각하는 인문학 , 72 ~ 76

 

→ 『 생각하는 인문학 (작은 제목 5000년 역사를 만든 동서양 천재들의 사색공부법 . ‘이지성지음, ‘()문학동네펴냄, 서기 2015)에서 뽑음(‘발췌’)

 

- 단기 4357년 음력 1129일에, 경제 해방/경제 독립을 바라는 개마두리가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