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인용]4.19 혁명에 대한 평가

개마두리 2012. 4. 19. 22:01

 

[칼럼] 4.19는 반(半)혁명이고, 반(反)혁명이다

 

오늘로서 4.19는 50주년을 맞아 그것에 대한 엄정한 역사적 평가가 내려져야 할 시기이다. 이명박 정권은 신우파가 새로이 고친 ‘한국근현대사’에 따라 4.19를 혁명으로 규정해 일반 대중에게 언론을 통하는 등으로 널리 선전하고 있다. 한국의 4.19는 가까이는 20세기에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났던 대중의 저항과 봉기에 의한 ‘혁명’이라고 우선 규정할 수 있다 .이것이 혁명인 이유는 선거를 거치지 않고 기존 정권의 붕괴와 더불어 새로운 권력이 집권하게 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4.19를 혁명으로 간주하기 위한 ‘최대치’는 당시 3.15 부정선거를 자행했던 이승만의 봉건적 독재정권을 타도했던 정치적 혁명, 이른바 부르주아(자본주의적)민주주의의 달성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4.19를 굳이 이렇게 정의할 때, 그것은 20세기 초 러시아의 1917년 2월 혁명, 중국의 1911년 신해혁명과 동일한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4.19가 전통적 의미의 혁명이 되기 위해선 그것을 주도하거나 그것에 기여한 세력이 차기 권력의 성격을 규정짓기 위해 ‘적어도’ 권력에 참여해야 한다는 필요조건이 붙는다.

 

그러나 당시 어떤 민주세력도 참여하지 못했으며 4.19란 오로지 재선거에 의거 당시의 보수야당에게 권력을 고스란히 넘겨주었다. 그야말로 ‘흘러가는대로’ 진행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4.19는 권력의 실체를 민주적으로 바꾸지 못한 반(半)혁명의 성격을 고스란히 가진다.

 

또한 4.19는 그 이듬해 위의 외국사례에서처럼 그런 반(半)혁명도 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것은 바로 박정희 육군소장이 중심이 되어 일으킨 5.16 군사쿠데타가 그것이다. 박정희는 누구나 알다시피, 그 후 4.19정신을 완전히 깔아뭉개는 무단독재 권력을 수립하게 된다. 이로써 4.19는 반(反)혁명적 존재가 되고 만다.

 

그래서 4.19는 전통적 의미의 혁명이라 부르기보다는 일반 대중이 독재정권에 항거하여 일으킨 1987년 민주시민항쟁(이것이 오히려 위의 민주주의 혁명에 가깝다)과 유사한 성격의 ‘민주의거’라고 규정짓는 것이 옳은 것이다.

 

- 김영규 / 사회당 고문,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출처 : http://www.prometheus.co.kr/articles/111/20100419/20100419114900.html

 

(『프로메테우스』서기 2010년 4월 19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