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아프리카의 시

개마두리 2012. 10. 27. 15:48

 

 

자칼이 덤벼들거들랑 하이에나를 보여주고, 하이에나가 덤벼들거들랑 사자를 보여주고, 사자가 덤벼들거들랑 사냥꾼을 보여주고, 사냥꾼이 덤벼들거들랑 뱀을 보여주고, 뱀이 덤벼들거들랑 막대기를 보여주고, 막대기가 덤벼들거들랑 불을 보여주고, 불이 덤벼들거들랑 강물을 보여주고, 강물이 덤벼들거들랑 바람을 보여주고, 바람이 덤벼들거들랑 신(神)을 보여주어야지.

 

-「덤벼들거들랑」전문(全文)

 

* 출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신영복 지음, 돌베개 펴냄, 서기 1998년). 신영복 교수 본인은 서기 1983년 5월 29일에 보낸 편지에서 이 시를『아프리카 민요집』에서 인용했다고 밝혔다.

 

* 옮긴이의 말 : (아주 불만스러운 점은) 신 교수가 이 시가 누가 쓴 것인지, 그리고 어느 나라의 어느 겨레(민족)가 쓴 것인지를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시아나 아메리카가 하나가 아니듯이 아프리카도 ‘하나’는 아닌데(예를 들자면 나이지리아의 ‘이보’족은 탄자니아 사람이 쓰는 스와힐리어를 알아듣지 못하며, 에티오피아 사람이 쓰는 ‘게즈’어는 중앙아프리카 사람이 알아듣지 못한다. 또한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앙을 따르는 에티오피아 인과, 이슬람교를 따르는 말리 인의 정서/이해관계는 아주 다르다), 바깥에서 아프리카 땅을 보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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