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 이야기 - (3)편

개마두리 2013. 4. 18. 21:28

9. 신성한 산을 잊을 수 없어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예전처럼 계속 생쥐 마을에 살았지만 이제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 자신도 또한 달라져 있었습니다.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조용히 생쥐 마을에서의 새로운 삶에 적응하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이런 생활은 얼마 가지를 못했습니다.

 

얼마 후 그는 자신이 이곳을 떠날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신성한 산을 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는 어떻게 해서든 그 산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다시금 생쥐 마을을 벗어나 저 넓은 초원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지난번에 만났던 너구리는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이 걸어왔던 길도 없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이제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머리 위에서는 수많은 갈색 형체가 빙빙 돌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들은 독수리들이었습니다. 언제 독수리가 덮칠지 몰라,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두려움으로 가슴이 콩닥거렸습니다.

 

제레미는 되도록 빨리 신성한 산을 찾아 나서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제레미는 용기를 내서 초원을 향하여 힘차게 달려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현자(賢者)의 언덕까지 쉬지 않고 달렸습니다.

 

하늘에 구름 한 점 떠 있지 않는 맑은 날이었습니다. ‘이제는 안전하겠지.’ 그는 잠시 멈춰 서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그때, 그의 눈에 시골 신사 차림인 나이든 생쥐가 서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현자의 언덕은 바로 이 나이든 생쥐가 살고 있는 집으로 모든 이들의 안식처였던 것입니다.

 

언덕 여기저기에는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온갖 씨앗과 그물을 만드는 재료가 흩어져 있었습니다. 제레미는 생쥐를 위한 것치고는 너무 많은 물건들이 쌓여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안녕하신가.”

 

나이든 생쥐가 친절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내 집에 온 걸 환영하네.”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장소도, 이런 모습인 생쥐도 처음이었으니까 말입니다.

 

“정말 멋진 곳이군요. 없는 게 없는 것 같아요. 게다가 독수리를 무서워할 필요도 없고, 이런 곳은 처음이에요.”

 

나이든 생쥐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말했습니다.

 

“그래. 여긴 안전하다네. 그리고 여기서는 초원이 한눈에 내다보이지. 잘 보게, 저기 들소와 토끼가 있고, 아, 저기에는 코요테와 여우가 있군. 또 ….”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나이든 생쥐가 초원에 있는 모든 동물들의 이름을 이야기하는 것을 귀를 기울여 듣고 있었지만, 그는 이미 그 모든 동물들을 알고 있었습니다.

 

10. 정말 신성한 산은 있는 것일까?

 

“그럼 강과 산은요? 강과 산도 볼 수 있나요?”

 

“글세, 강은 확실히 보이지. 나도 강을 알거든. 하지만 산은 없어. 그건 그냥 세상 사람들이 떠들기 좋아하는 전설일 뿐이네. 젊은이, 내 충고를 받아들이고 산 같은 건 잊어버리게. 자네가 원하는 건 여기 모두 있다네. 언제까지고 여기서 함께 있어도 좋아. 여긴 정말 멋진 곳이거든.”

 

잠시 동안,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자신이 꼭 신성한 산으로 가야하는 것인지 어떤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시골쥐와 함께 살아도 되지 않을까? 시골쥐의 집은 정말 편안해 보였고, 생쥐 마을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시골쥐의 말을 신중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특히 신성한 산에 대한 대목을 말입니다.

 

“왜 위대한 산이 전설에 불과한 거라고 말씀하시죠? 전 신성한 산을 본 적이 있어요. 그리고 그 산은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어요.”

 

11. 그래도 신성한 산을 찾고 싶은 제레미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스스로 그 해답을 찾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는 시골쥐에게 친절하게 대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오래 있을 수는 없어요. 신성한 산을 찾으러 가야 하니까요.”

 

“여길 떠나다니! 자넨 정말 멍청한 생쥐로군. 초원은 위험하다네. 특히 조그마한 생쥐에게는 더욱 그렇지. 하늘을 좀 보게.”

 

나이든 생쥐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저길 좀 보라고! 저게 다 독수리야! 자네처럼 작은 생쥐가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는 거지. 독수리는 눈이 아주 좋아. 그러니 자네를 채 버릴 걸세!”

 

시골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하늘 높이 날아다니는 독수리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신성한 산을 찾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잠시 동안 조용히 서서 깊은 숨을 한 번 들이쉬고는, 있는 힘껏 용기를 내 초원을 가로질러 뛰어가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