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칠석(七夕)

개마두리 2014. 7. 15. 00:07

- 정양 시인의 시

 

하늘 아래

잃어버린 길 있고

저지르고 싶은 일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죄 있고

하늘 두 쪽 나도

감쪽같이

만날 사람 있고

 

(서울 지하철의 올림픽 공원 역 안전벽에 붙어있는 시를 옮겨 적다)

 

* 옮긴이의 말 :

 

이 시는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우리네 옛 별자리인 견우성[牽牛星]과 직녀성[織女星]에 얽힌 신화)를 다룬 시다. “잃어버린 길”은 견우와 직녀가 강제로 갈라져서 둘이 서로를 찾아갈 수 있는 길을 잃어버렸다는 뜻이고, “저지르고 싶은 일”은 옥황상제의 명령을 어겨서라도 상대방을 만나고 싶다는 뜻이며, “돌이킬 수 없는 죄”는 견우의 경우 소를 치는 일을 소홀히 한 것이고, 직녀의 경우 베 짜는 일을 게을리 한 것이다(둘 다 서로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기 일을 게을리 했다). 물론 “하늘 두 쪽 나도 감쪽같이 만날 사람”은 견우의 경우 직녀고, 직녀의 경우 견우다. 시의 이름인 ‘칠석’은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인 칠월 칠석을 뜻한다(참고로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는 고구려 무덤그림[고분벽화를 일컫는 순우리말]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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