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유리 제조공

개마두리 2014. 12. 21. 20:48

불을 일으키고

도가니 속에

투명한 용액을 끓여

피와 땀을 섞어 넣는

유리 제조공.

남은 힘으로

용액을 붓고는

매끈한 판유리를 만든다.

 

해가 뜨면

도시로,

작디작은 시골 마을 오두막으로

빛을 가져간다.

 

노동자로 불리기도 하고

시인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들 -

노동자나 시인이나 매일반이긴 하지만.

조금씩 피를 써 버리다

투명해진다. 그리고

미래로 향하는 큼지막한 크리스털(수정 - 옮긴이) 유리창이

우리에게 끼워진다.

 

- 요제프 아틸라의 시

 

- 출처 :『아틸라 요제프 시선 - 일곱 번째 사람』(아틸라 요제프 지음, 공진호 옮김, 아티초크 펴냄, 서기 2014년)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肝)  (0) 2015.03.07
▷◁서리  (0) 2014.12.21
▷◁일곱 번째 사람  (0) 2014.12.21
▷◁「서시(序詩)」  (0) 2014.09.15
▷◁산 속에서  (0) 2014.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