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거칠고 음울했다.
이제 곧 서러운 눈이 내릴 것 같다
된서리가 맑은 유리창을 두드린다
계절은 성마르다
은행가들과 장군들의 계절
지금 이 시대
망치로 다져진 이 추위
발광 신호등의 시대 칼의 시대
무장한 하늘에 쇳소리가 절거덕거린다
서리는 폐부(肺腑. 허파 속 - 옮긴이)를 꿰뚫고
누더기 안 맨가슴을 찌른다
시간의 수레바퀴가 삐걱거리며 돌아간다
창문 너머에 묵묵히 쌓여 있는 차가운
통조림과 빵 덩어리
첩첩 쌓인 냉동식품
쇼윈도의 계절
사람들이 소리친다. “그 돌 좀 줘!
그 쇠파이프 좀 줘!
죽여! 짓밟아! 갈겨!”
요즘 세상 참 -
- 요제프 아틸라의 시
- 출처 :『아틸라 요제프 시선 - 일곱 번째 사람』(아틸라 요제프 지음, 공진호 옮김, 아티초크 펴냄, 서기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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