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진’ 지음, ‘황소자리’ 펴냄 ) ‘임금이 읽은 책과 그 책이 선택된 까닭, 그리고 그것이 현실 정치에 끼친 영향’이라는 열쇠말(‘키워드’)로 갈마(‘역사’)를 파헤친 책. 갈마에 대한 접근 방식이 색다르고 처음 접하는 이야기가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먼저 후기 고리(高麗)의 임금인 광종이『 정관정요 』를 읽고 그것을 개혁의 교과서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으며, 근세조선의 임금들 가운데 선조는 임진왜란 이후『 주역 』에 푹 빠졌다는 사실, 선조가 허준에게『 동의보감 』을 쓰라고 명령했다는 사실, 고종황제가 소설『 삼국지연의 』를 읽었을 수더 있다는 추측, 고종이 다산 선생의 책과 글들을 읽고 그가 자신과 같은 시대의 사람이 아님을 안타까워했다는 이야기는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라 뒷통수를 쇠망치로 얻어맞는 것 같은 큰 충격을 받았다.
나라의 운명을 쥐락펴락했던 임금들, 그리고 그 임금이 ‘교과서’로 삼은 고전들이 임금 자신의 운명 뿐 아니라 그 신하들이나 나라의 운명도 (때로는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쪽으로) 바꾸었다는 것, 그래서 정치가가 무슨 책을 읽느냐, 그 책에서 무엇을 얻느냐가 정말로 중요하고, 그것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임금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평점 : ★★★★☆ / 100점 만점에 9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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