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2 4

※ 내가 서기 2023년 양력 6월 22일에 다 읽은 책 - 『 제왕의 책 』

( ‘윤희진’ 지음, ‘황소자리’ 펴냄 ) ‘임금이 읽은 책과 그 책이 선택된 까닭, 그리고 그것이 현실 정치에 끼친 영향’이라는 열쇠말(‘키워드’)로 갈마(‘역사’)를 파헤친 책. 갈마에 대한 접근 방식이 색다르고 처음 접하는 이야기가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먼저 후기 고리(高麗)의 임금인 광종이『 정관정요 』를 읽고 그것을 개혁의 교과서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으며, 근세조선의 임금들 가운데 선조는 임진왜란 이후『 주역 』에 푹 빠졌다는 사실, 선조가 허준에게『 동의보감 』을 쓰라고 명령했다는 사실, 고종황제가 소설『 삼국지연의 』를 읽었을 수더 있다는 추측, 고종이 다산 선생의 책과 글들을 읽고 그가 자신과 같은 시대의 사람이 아님을 안타까워했다는 이야기는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라 뒷..

※ 내가 서기 2023년 양력 6월 18일에 다 읽은 책 - 『 규원사화 』

(‘북애자’ 지음, ‘민영순’ 옮김, ‘도서출판 다운샘’ 펴냄) 20대인가 30대일 때 처음 읽어보고, 그 뒤 제대로 옮겨진 단행본을 구해 다시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책. 내가 서기 1979년(내가 태어난 해이기도 하다) 이후 세상에 나온 상고사 서적들(예를 들면,『 환단고기 』나『 단기고사 』) 가운데 유일하게 ‘진서’로 인정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첫머리를 빼면 본향풀이(‘신화’)적 요소가 거의 없고, 치수나 교화나 영토 확장이나 반란이나 전쟁 같은 갈마(‘역사’)에 나오는 일들로 가득 차 있으며, 단순히 사실만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북애자가 느낀 점이나 생각한 것이나 평가한 것을 따로 적어놓았고, 그런 북애자의 ‘보충설명’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좋은 글이었기 때문..

※ 내가 서기 2023년 양력 6월 14일에 다 읽은 책 -『 일본산고 』

( 작은 제목「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에게 미래는 없다 」. ‘박경리’ 지음, ‘다산책방’ 펴냄 )  마치 ‘파스칼’ 선생의 유고집인『 팡세 』같은 책이었다. 둘 다 작가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들을 쓴 짧은 글들을 모은 책이고, 원래는 작가가 한 권의 완성된 책으로 만들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이 책 자체에만 집중하자면, 왜국(倭國)의 숨겨진 얼굴/왜국의 대중문화와 왜국 정부의 선전과 친일 국가의 학자들이 기를 쓰고 숨겼던 왜국의 더러운/위험한 얼굴을 고발하는 일만큼은 아주 잘 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난데없이(그리고 뜬금없이) ‘생명’ 사상이나 ‘자연’ 사상이 튀어나와, ‘왜국을 파헤친다.’는 본래의 목적을 손상시키고 글의 흐름을 끊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평점 : ..

※ 내가 서기 2023년 양력 5월 23일에 다 읽은 책 -『 호치민 평전 』

( ‘찰스 펜[Charles Fenn]’ 지음, ‘김기태’ 옮김, ‘자인’ 펴냄 )  비엣남(Vietnam)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읽은 책. 책 본문에 나오는 ‘비엣남’을 ‘한국’으로, ‘프랑스’를 왜국(倭國)으로 바꿔서 읽어보니 더더욱 이해가 잘 되었던 책이기도 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지만) 프랑스로부터 목숨 걸고 독립을 얻어내려고 했던 ‘응우옌 아이 꾸옥(훗날의 호치민)’이 한국의 독립투사들과 비슷한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그를 더 친근하게 여기게 되었고, 프랑스 제국주의를 타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프랑스로부터 배울 것은 배우자고 생각하며 프랑스 유학을 결심한 대목에서는 호치민의 고뇌와 갈등이 고스란히 배어나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결론은 추천할 만한 책. 비엣남의 근대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