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창작물]두 목사의 이야기

개마두리 2012. 8. 27. 11:59

 

두 목사가 기독교를 싫어하는 나라에 갔다. 그들은 그 나라의 도시에서 짐을 풀었다. 한 목사는 도시의 서쪽으로 가서 교회를 만들고, 다른 목사는 도시의 동쪽으로 가서 교회를 만들기로 했다. 그들은 1년 후에 다시 만나자고 약속한 뒤 헤어졌다.


그로부터 1년 후, 두 목사는 도시에 있는 찻집에서 다시 만났다. 먼저 서쪽 구역으로 간 목사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정말 힘들다네. 사람들이 통 오지를 않아!"


그러자 동쪽 구역으로 간 목사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반대라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고, 너무 자주 찾아와서 문제지. 쉴 틈도 없어!"


먼저 입을 열었던 목사는 깜짝 놀라며 이렇게 물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그런 일이 일어났나?"


동쪽 구역의 목사는 떨떠름한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어 서쪽 구역의 목사에게 말했다.


"알고 싶은가?"


서쪽 구역의 목사는 "그렇다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동쪽 구역의 목사는 한숨을 푹 쉬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간단해. 교회를 만든 뒤, 십자가는 안 달고, 간판 옆에 '교회와 기독교와 목사를 욕하고 싶은 분은 얼마든지 찾아오세요! 차 한 잔과 간식도 공짜로 드립니다!' 라고 쓴 커다란 팻말을 만들어서 붙였더니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들더라고."


(참고로 제가 몇 해 전부터 생각하던 걸 글로 썼습니다. 이 글은 제가 직접 만든 이야기를 쓴 것입니다 - 잉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