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어리석은 어머니와 아들

개마두리 2012. 9. 2. 17:43

 

- 약 12년 전에 어느 신문에서 읽은 이야기를 기억을 되살려서 적음 : 잉걸

 

한 여인이 아들에게 밥을 차려준 뒤 생선의 몸통을 주고 자기는 머리만 가져가서 먹었다. 아들이 “어머니는 왜 머리만 드세요?”라고 묻자, 그는 - 가난해서 생선을 두 사람이 나눠먹을 수 있을 만큼 많이 사지 못한다는 현실을 정직하게 말하는 대신 - “나는 머리만 좋아해서 그런단다. 몸통은 네가 먹으렴.”이라고 대답했다.

 

세월이 흘러 아들은 어른이 되었다. 이제는 아들이 어머니를 모실 차례였다. 여인은 ‘그동안 고생하고 참으면서 이 아이를 키웠으니, 보상을 받을 거야. 생선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들이 내온 밥상에는 생선의 머리만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깜짝 놀란 여인은 “아니, 이게 무슨 짓이냐? 왜 생선 머리만 가져왔어?”라고 물었고, 아들은 태연하게 “물고기 머리<만> 좋아하신다면서요? 그래서 실컷 드시라고 가져왔어요.”라고 대답했다. 여인은 기가 막혀 엉엉 울었다.

 

* 옮긴이의 말 :

 

그 여인은 애초에 거짓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생선 몸통을 반씩 나눠 먹던가, 아니면 정직하게 “사실은 나도 먹고 싶지만 네가 더 먹는 걸 보고 싶어서 참는단다. 나중에 네가 내 밥상을 차릴 때는 몸통을 주렴.”이라고 말했어야 했다.

 

설령 여인이 말하지 않았더라도 아들이 ‘재빨리 알아차리고’ 효도해야 하지 않았냐고? 글쎄다. 안갚음(봉양奉養 - 받들어 모심 - 을 일컫는 순우리말)을 받고 싶었다면 정확하게 요구를 했어야지! 아들이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자도 아닌데 어떻게 알아차리란 말인가? 권리를 요구하지 않는 사람은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법칙은 이 문제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세상의 기성세대여, 자식이나 아랫사람이 ‘알아서’ 은혜를 갚고 ‘알아서’ 착하게 굴 거라는 기대는 버려라. 그래야 육체와 정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