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 파라즈다끄(al-Farazdaq/알 파라즈다크)’ : 서기 7~8세기에 우마이야 왕조에서 활약한 아랍 시인. 본명은 ‘함맘 븐 갈리브’다(‘븐’은 아랍어로 ‘아들’이라는 뜻이고, 보다 정확한 형태는 ‘이븐’, 그러니까 ‘~의 아들’이라는 뜻을 지닌 말이며, 아랍 세계에서는 이름보다 ‘아무개의 아들’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일이 흔하다). 서기 641년, 오늘날의 이라크 바스라 시에서 태어났고, 서기 732년에 세상을 떠났다.
아크탈(al-Akhtal), 자리르(Jarīr)와 함께 우마이야(Umayyad)왕조를 대표하는 최고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며, 현실을 비꼬는 시와 자랑을 하는 시와 찬양을 하는 시와 불륜을 그린 시를 썼다.
특히, 자리르 시인과는 죽을 때까지 마흔다섯 해 동안 시를 100여 편 정도 주고받았는데, 이들은 시로 논쟁을 했다. ‘욕지거리 시’로 불린 이 시들은 비꼬는 솜씨가 뛰어나고 문학성도 뛰어나 두 시인이 죽은 뒤에도 오랫동안 여러 곳에서 널리 읊어졌으며,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더 뛰어난 시인인가?’를 놓고 논쟁이 오고 가기도 했다.
당시 사람들은 파라즈다크를 ‘돌로 조각하여 만든 시인’으로, 자리르를 ‘바다로 포장된 시인’이라고 불렀는데 문체의 조잡함에도 불구하고 파라즈다크의 시에는 확실한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자랑시와 찬양시는 웅변을 하듯 수사적이었으며 당대 사건들에 대한 기록이 풍부하였다. 732년에 그가 죽자 자리르는 그를 위한 애도시를 썼다([두산백과 두피디아] 참고).
▶ 우마이야 왕조 : ‘옴미아드 왕조’라고도 한다. 아랍인이 서기 7세기에 이슬람교로 개종한 뒤 세운 첫 제국이다. 또 다른 이름은 ‘아랍 제국’이다. 서기 661년에 세워져, 아라비아반도뿐 아니라 페르시아(오늘날의 이란)/자지라(‘메소포타미아’를 일컫는 아랍식 이름)/샴(‘레반트 지방’을 일컫는 아랍식 이름)/북아프리카/아프가니스탄/펀자브/이베리아 반도의 대부분을 정복하고 차지하였으며, 서기 750년에 같은 무슬림인 압바스 집안이 들고 일어났기 때문에 멸망했다([두산백과 두피디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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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 눈감네요.
위엄도 아랑곳 않고,
말할 때마다
번지는 미소.
- '알 파라즈다끄' 시인의 시에 나오는 시 구절
- 『 도적과 개들 』 (‘나집 마흐프즈’ 지음, ‘송경숙’ 옮김, ‘도서출판 벽호’ 펴냄, 서기 1998년) 단행본에 들어간 장편(掌篇)소설 모음인 『 쉰다섯 개의 거울 』 에 실린 시 구절을 다시 인용
- 단기 4356년 음력 8월 6일에, 내가 몰랐던 또 다른 아랍 시인을 아랍 소설가의 장편소설에서 알게 되어, 기쁘면서도 기분이 묘한 개마두리가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