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회초리 만들기

개마두리 2011. 12. 10. 14:39

 

 

※이 이야기는『짜릿한 넘 하나 물어와』(이동진 편역/해누리 펴냄)에 실린 “켈트족(Celtic) 사이에 대대로 전해 오던 민담과 전설들”가운데 한 개를 뽑아서 올린 것입니다 :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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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무나차르’와 ‘마나차르’가 살았다. 그들이 얼마나 오래 전에 살고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들은 함께 딸기를 따러 나가고는 했는데 무나차르가 아무리 딸기를 많이 따도 마나차르가 그 딸기를 모조리 먹어치웠다. 그래서 무나차르는 마나차르를 혼내줄 회초리를 만들기로 했다.

 

무나차르가 나무에게 갔더니 나무가 “오늘은 왜 나한테 왔지?”라고 물었고, 그는 나무에게 “내 딸기를 모조리 먹어치우는 마나차르를 혼내줄 회초리를 만들려고 하거든.”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나무는 무나차르에게 “먼저 도끼를 가져와야 내 가지를 자를 수 있어.”라고 말했고, 무나차르는 나무를 떠나 도끼에게로 갔다.

 

도끼는 무나차르에게 “오늘은 왜 나한테 왔지?”라고 물었고, 그는 도끼에게 “내 딸기를 모조리 먹어치우려는 마나차르를 혼내줄 회초리를 만들려는데 나뭇가지를 자르려면 네가 도와 줘야 하거든.”이라고 대답했다.

도끼는 그에게 “넌 먼저 숫돌을 가져와야 내 날을 갈 수 있어. 그래야 나뭇가지를 자르지.”라고 말했고, 무나차르는 도끼를 떠나 숫돌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가 숫돌에게 갔더니 숫돌은 그에게 “오늘은 왜 나한테 왔지?”라고 물었고, 그는 “내 딸기를 모조리 먹어치우는 마나차르를 혼내줄 회초리를 만들려는데 나뭇가지를 자르려면 도끼가 필요하거든. 그런데 도끼 날부터 갈아야 나뭇가지를 자를 수가 있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숫돌은 무나차르에게 “넌 먼저 물로 나를 적셔주어야만 내 몸으로 도끼 날을 갈 수 있어.”라고 대답했고, 무나차르는 숫돌을 떠나 물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가 물에게 갔더니 물은 그에게 “오늘은 왜 나한테 왔지?”라고 말했고, 그는 물에게 “내 딸기를 모조리 먹어치우려는 마나차르를 혼내줄 회초리를 만들려는데 나뭇가지를 자르려면 도끼가 필요하거든. 그런데 도끼 날부터 갈아야 나뭇가지를 자를 수가 있어. 그리고 먼저 물로 숫돌을 적셔주어야만 그 숫돌에 도끼 날을 갈 수가 있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물은 그에게 “넌 먼저 사슴을 데려와서 헤엄치게 해야만 물을 얻을 수 있어.”라고 말했고 그는 물을 떠나 사슴에게로 갔다.

 

사슴은 그에게 “오늘은 왜 나한테 왔지?”라고 물었고 그는 사슴에게 “내 딸기를 모조리 먹어치우는 마나차르를 혼내줄 회초리를 만들려는데 나뭇가지를 자르려면 도끼가 필요하거든. 그런데 도끼 날부터 갈아야 나뭇가지를 자를 수가 있어. 그리고 먼저 물로 숫돌을 적셔주어야만 그 숫돌에 도끼 날을 갈 수 있고. 또 먼저 너를 데려가서 헤엄치게 해야만 물을 얻을 수 있어서.”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사슴은 “넌 먼저 사냥개를 데려와야만 나를 잡을 수 있어.”라고 대답했고 그는 사슴을 떠나 사냥개에게로 갔다.

 

사냥개는 그를 보자 “오늘은 왜 나한테 왔지?”라고 물었고 그는 “내 딸기를 모조리 먹어치우려는 마나차르를 혼내줄 회초리를 만들려는데 나뭇가지를 자르려면 도끼가 필요하거든. 그런데 도끼 날부터 갈아야 나뭇가지를 자를 수가 있어. 그리고 먼저 물로 숫돌을 적셔주어야만 그 숫돌에 도끼 날을 갈 수가 있어. 게다가 그러기 전에 사슴을 데려가서 헤엄치게 해야만 물을 얻을 수 있대. 그런데 그 전에 먼저 널 데려가야만 사슴을 잡을 수가 있단 말이야.”라고 대답했다.

 

사냥개는 무나차르에게 “난 네가 버터 한 덩이를 갖다 주어야만 네 말을 따르겠어.”라고 대답했고, 무나차르는 사냥개를 떠나 버터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버터에게 갔더니 버터는 “넌 먼저 나를 갉아서 조각으로 만들 고양이를 데려와야 해.”라고 대답했고, 그는 버터를 떠나 고양이가 있는 곳으로 갔다.

 

고양이는 그를 보고 “오늘은 왜 나한테 왔지?”라고 물었고, 그는 다시 “내 딸기를 모조리 먹어치우려는 마나차르를 혼내줄 회초리를 만들려는데 나뭇가지를 자르려면 도끼가 필요하거든. 그런데 도끼 날부터 갈아야 나뭇가지를 자를 수가 있어. 그리고 숫돌에 도끼 날을 갈려면 먼저 물로 숫돌을 적셔주어야 해. 또 물을 얻으려면 사슴을 데려와서 헤엄치게 해야 한단 말이야. 그런데 사슴은 사냥개를 데려가야만 잡을 수 있고. 문제는 사냥개는 버터 한 덩이를 가져다주어야만 내 부탁을 들어주겠다는 거야. 그런데 버터는 내가 먼저 자기를 갉아대서 조각으로 만들 고양이를 데려와야 한다고 말하고.”라고 대답했다.

 

고양이는 이야기를 듣더니 “넌 먼저 내게 우유를 주어야만 해.”라고 말했고, 그는 암소에게로 갔다.

 

암소는 그에게 “오늘은 왜 나한테 왔지?”라고 물었고 그는 “내 딸기를 모조리 먹어치우려는 마나차르를 혼내줄 회초리를 만들려는데 나뭇가지를 자르려면 도끼가 필요하거든. 그런데 도끼 날부터 갈아야 나뭇가지를 자를 수가 있어. 그리고 숫돌에 도끼 날을 갈려면 먼저 물로 숫돌을 적셔주어야 해. 또 물을 얻으려면 사슴을 데려와서 헤엄치게 해야 한단 말이야. 그런데 사슴은 사냥개를 데려가야만 잡을 수 있고. 문제는 사냥개는 버터 한 덩이를 가져다주어야만 내 부탁을 들어주겠다는 거야. 그런데 버터는 내가 먼저 자기를 갉아대서 조각으로 만들 고양이를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고 고양이는 내가 자기한테 우유를 주어야 한대.”라고 말했다.

 

암소는 “그럼 저곳에서 타작하는 사람들한테 가서 밀짚을 한 묶음 얻어다가 그걸 내게 줘. 넌 그래야만 우유를 얻을 수 있어.”라고 대답했고, 그는 암소가 시키는 대로 타작하는 사람들에게 갔다.

 

타작하는 사람들은 그를 보자 일손을 멈추고 “넌 왜 우리한테 왔지?”라고 물었으며 그는 정직하게 “내 딸기를 모조리 먹어치우려는 마나차르를 혼내줄 회초리를 만들려는데 나뭇가지를 자르려면 도끼가 필요하거든. 그런데 도끼 날부터 갈아야 나뭇가지를 자를 수가 있어. 그리고 숫돌에 도끼 날을 갈려면 먼저 물로 숫돌을 적셔주어야 해. 또 물을 얻으려면 사슴을 데려와서 헤엄치게 해야 한단 말이야. 그런데 사슴은 사냥개를 데려가야만 잡을 수 있고. 문제는 사냥개는 버터 한 덩이를 가져다주어야만 내 부탁을 들어주겠다는 거야. 그런데 버터는 내가 먼저 자기를 갉아대서 조각으로 만들 고양이를 데려와야 한다고 말하고. 그래서 고양이한테 갔더니 고양이는 내가 자기한테 우유를 주어야 한대. 그런데 암소는 내가 먼저 당신들한테 가서 밀짚을 한 묶음 얻어다가 자기한테 주어야만 우유를 얻을 수 있다고 했어.”라고 대답했다.

 

그들은 그의 말을 듣더니 “그렇다면 저 아래 물레방앗간에 가서 밀가루를 구해 빵을 만들어 우리한테 줘. 그럼 밀짚을 줄게.”라고 말했고, 그는 물레방앗간 주인에게 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빵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주인은 그의 말을 들은 뒤 “먼저 밀가루를 치는 체를 가지고 가서 강물을 가득 담아와라. 그래야 밀가루를 주겠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그가 체를 들고 가람(:강江을 일컫는 순우리말)으로 가서 물을 펐는데 (물을 펀 다음 - 옮긴이) 굽혔던 허리를 펼 때마다 체에서 물이 모조리 빠져버렸다. 그는 거듭거듭 체로 물을 펐지만, 설령 그가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고 해도 체에는 물이 가득 차지 않았을 것이다.

 

바로 그때 머리 위로 날아가던 까마귀는 그에게 “(체에) 흙을 발라! 흙을 발라!”라고 소리쳤고, 무나차르는 “그거 참 좋은 생각이네! 고마워.”라고 대꾸했다.

 

그는 붉은 진흙을 파서 체의 구멍을 모두 메웠다. 드디어 체에 물이 가득 찼다.

 

그는 물이 찬 체를 물레방앗간 주인에게 가지고 갔고 주인은 그에게 빵을 주었으며 그가 타작하는 사람들한테 빵을 갖다 주자 그들이 밀짚을 주었다. 그는 밀짚을 암소에게 주었고 암소는 우유를 주었다. 그가 우유를 고양이한테 가져가자 고양이가 버터를 갉아서 조각을 냈다. 그는 버터 조각을 사냥개에게 주었고, 사냥개는 약속대로 사슴을 몰아댔다.

 

사슴이 물에서 헤엄치자 물이 숫돌을 적셔주었고, 숫돌은 도끼 날을 갈아주었으며 도끼는 나뭇가지를 잘랐다.

 

그러나 그가 회초리를 만들어서 마나차르를 혼내주려고 달려갔을 때, 마나차르는 하도 많이 먹어서 이미 배가 터져 버린 뒤였다.

 

- 켈트족 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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