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타주의와 생존의 상관관계

개마두리 2012. 12. 5. 19:02

 

모든 문화권에서 임신과 출산이라는 부담을 안은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산다. 캘리포니아의 신경학자 존 올먼은 원숭이 역시 수컷이 암컷보다 빨리 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데 암컷이 혼자 육아를 담당하는 종에서만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남미의 티티원숭이는 수컷이 육아를 담당하는 희귀 영장류다. 암컷은 젖만 주면 그뿐이다. 이 원숭이 수컷은 암컷보다 생존 비율이 20퍼센트나 더 높다.

 

말레이시아 열대 우림에 사는 큰긴팔원숭이는 암수가 힘을 합하여 자식을 기르지만 아버지에 대한 새끼들의 애착이 엄마보다 더 강하다. 따라서 수컷의 생존 기간이 암컷보다 9퍼센트 더 길다.

 

이렇듯 긴밀한 인간관계는 기대수명을 높인다. 옥시토신이나 오피오드 같은 사랑 호르몬의 공이기도 하지만, 관계가 안정되면 자신을 더 잘 보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인간관계가 좋으면 친구들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기대수명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기대수명을 높이는 결정적인 요인은 우리가 남에게 무엇을 받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만큼 주느냐다.

 

이 놀라운 결론은 세 차례의 대규모 실험 결과와도 일치한다. 1200명의 스페인(에스파냐 - 인용자) 노인, 400명과 1500명의 미국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먼저 피실험자(실험에 참여한 사람 - 옮긴이)들의 건강 상태를 측정한 뒤 친척이나 친구, 이웃으로부터 얼마만큼의 도움과 위로를 받는지, 그들 스스로는 얼마나 남을 돕는지 자세하게 물었다. 그리고 5년 후 설문 대상자들의 사망률을 비교했다. 보살피는 사람이 많을수록 5년 후에도 살아있을 확률이 더 높았다. 처음의 건강 상태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슈테판 클라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