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금요일
아득한 금요일
낡은 골목처럼 슬픔 간직한 금요일
게으르고 병든 생각 간직한 금요일
교활함이 하품하며 기지개를 켜는 금요일
기약이 없는 금요일
체념의 금요일
텅 빈 집
우울한 집
젊음의 물결에 맞서 문을 닫아 건 집
태양을 꿈꾸는 어두운 집
의혹과 불길함이 깃든 외로운 집
커튼집, 서점, 가구점, 사진관
아, 얼마나 평온하고 눈부시게 지나갔던가
낯선 개울 같았던 내 삶이
이 황량하고 고요한 금요일들의 한복판에서
이 우울하고 텅 빈 집들의 한복판에서
아, 얼마나 평온하고 눈부시게 지나갔던가
- 포루그 파로흐자드 시인의 시
* 출처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포루그 파로흐자드 지음, 신양섭 옮김, '문학의 숲’ 펴냄, 서기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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