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들과 벌레들이 회담 끝에 온 세상을 손아귀에 넣자며 짐승들을 공격하자고 결의하더니, 날렵한 물고기를 왕으로, 싸움꾼 벌레를 총사령관으로 뽑았다.
물고기와 벌레의 연합군은 짐승들을 쓰러뜨렸고, 그 주검들로 큰 잔치를 벌였다.
너무 먹은 물고기 대왕은 배가 부풀어 올라 꼼짝할 수 없었고, 벌레 대원수는 숨이 막혔다. 대원수는 부하들이 온 몸을 두드려 목숨은 건졌지만, (몸이 - 옮긴이) 납작해지고 기억을 잃어버려 동지들을 향해 마구 칼을 휘둘렀다.
허나 잔치가 끝나기도 전에 군사를 추슬러 반격해온 짐승들 앞에서, 움직일 수 없는 대왕과 기억을 잃어버린 대원수를 지닌 연합군은 손을 들고 말았다.
- 정문태 기자가 인용한 버마 설화
* 출처 : 정문태,「그대도 결국 괴물이 되는가」,『한겨레』서기 2015년 12월 12일자(토요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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