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우정의 시작 애초에 새들에게 우정이란 무척이나 낯선 것이었다. 왜냐하면 서로서로 심한 경쟁 의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새가 다른 새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치자. “나는 너보다 나은 새야.” 그러면 그 말을 들은 새는 대번에 표정이 달라지면서 이렇게 받아쳤다. “그렇지 않아! 내.. 옛날 이야기 2011.12.13
▩절벽에 대한 몇 가지 충고 절벽을 만나거든 그만 절벽이 되라 절벽 아래로 보이는 바다가 되라 절벽 끝에 튼튼하게 뿌리를 뻗은 저 솔가지 끝에 앉은 새들이 되라 절벽을 만나거든 그만 절벽이 되라 기어이 절벽을 기어오르는 저 개미떼가 되라 그 개미떼들이 망망히 바라보는 수평선이 되라 누구나 가슴속에 하나.. 시(詩) 2011.12.13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 시(詩) 2011.12.13
▩그는 어느 시대에나 있다 어느 날 저녁, 수피의 제자들이 회랑에 모였습니다. 그들은 위대한 옛 스승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위대한 성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꿀맛처럼 달콤하고 향기로웠습니다. 마지막 위대한 스승까지 찬미하고 나자 그들 가운데 한 제자가 말했습니다. “아아, 슬프다. 지금 세상에 .. 우화 2011.12.13
▩섬과 나무의 역사 1. 제주도는 원래 나무가 많은 섬이었다(삼을라가 한라산 중턱이 아닌 ‘제주시 이도 1동 - 바다와 가깝다 - ’의 삼성혈에서 나타난 까닭도, 울창한 숲을 뚫고 들어갈 수가 없어서였을 것이다). 그런데 서기 13세기에 몽고군(나는 12~14세기의 몽골인은 ‘몽고蒙古인’으로, 그 이전과 그 이.. 갈마(역사) 2011.12.13
▩시멘트 부드러운 것이 강하다 자신이 가루가 될 때까지 철저하게 부서져 본 사람만이 그걸 안다 - 유용주 *유용주 시인 : 서기 1960년 전라북도 장수에서 태어남. 시집으로는『가장 가벼운 짐』과 『크나큰 침묵』이 있으며, 산문집으로는『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가 있다. 시(詩) 2011.12.12
▩역사가 잊어버린 억울한 선구자들 1. 우리는 남아프리카의 희망봉(아프리카 대륙의 남쪽 끝)을 맨 처음 통과한 뱃사람이 포르투갈 사람인 바르톨로메오 디아스라고 배웠다. 그러나 그보다도 2088년 전에 아프리카 바닷가를 한바퀴 빙 돌고 온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오늘날의 레바논에 살고 있던 페니키아 사람들이다. “기원.. 갈마(역사) 2011.12.12
▩임금과 성자(聖者) 신하가 임금에게 "폐하! 성자 나로탐은 궁전의 사원에는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사옵니다. 그 자는 넓은 길가의 나무 밑에 앉아서 신을 찬미하는 노래를 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원에는 예배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들은 흰 연꽃을 싸고도는 벌떼와도 같이 그 자를 둘러싸고 모여 황.. 시(詩) 2011.12.12
▩파를 심고 죽은 사람 아주 오랜 옛날에는 사람들이 서로 만났을 때, 이따금 상대방이 사람이 아니라 소로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을 소인 줄 알고 잡아먹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소인 줄 알고 죽인 사람이 자기 어머니였고, 자기 아버지였고, 자기 자식이었고, 자신의 형제였던 것이다. 한 번은 어떤 사람.. 옛날 이야기 2011.12.12
▩자식들을 잃어버린 까마귀 까마귀가 며칠 동안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다가 그만 싫증이 나서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때 지나가던 매가 둥지에 버려진 알을 보고 가엾은 마음에 품어 주었다. 마침내 새끼가 태어났지만, 엄마는 돌아올 것 같지 않았다. 매는 할 수 없이 모이를 찾아서 새끼에게 먹였다. 새끼는 쑥쑥.. 우화 2011.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