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중남미 시인의 시(詩) - 나는 내가 아니다

개마두리 2011. 12. 9. 21:17

 

나는 내가 아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언제나 내 곁에서 걷고 있는 자,

이따금 내가 만나지만

대부분은 잊고 지내는 자,

내가 말할 때 곁에서 조용히 듣고 있는 자,

내가 미워할 때 용서하는 자,

가끔은 내가 없는 곳으로 산책을 가는 자,

내가 죽었을 때 내 곁에 서 있는 자,

그 자가 바로 나다.

 

― 후안 라몬 히메네스(중남미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