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거센소리로 머물다가 된소리로 떠나는 일 칼이 꽃이 되는 일 피가 뼈가 되는 일 어떤 날에는 내 손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내 손은 내가 아니니까 내 마음이 아니니까 자유는 늘 부자연스러웠다 몸의 부기를 빼는 일 마음을 더는 일 다시 예사소리로 되돌리는 일 꿈에서 나와 길 .. 시(詩) 2017.01.30
▷◁저런 게 하나 있음으로 해서 저런 게 하나 있음으로 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거지 아무 쓸모없는 듯 강폭 한가운데에 버티고 선 작은 돌섬 하나 있음으로 해서, 에돌아가는 새로운 물길 하나 생겨난 거지 - 정세훈 시인의 시 시(詩) 2017.01.02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망명 * 무정부주의자(無政府主義者) : ‘아나키스트(Anarchist)’를 옮긴 한자말. 그러나 잘못된 번역이다. ‘자유연합주의자(自由聯合主義者)’가 올바른 번역이다.(옮긴이의 보충설명) - ‘김이하’ 시인의 시 - 날짜 : 2016.09.08. 지금 이곳은 누구의 나라인가 일제의 발톱이 움킨 매국의 계절에 .. 시(詩) 2016.09.11
▷◁사랑에 빠진 이의 노래 그대의 흰옷이 살랑거리는 것이 마치 어린 나뭇가지가 노래하는 것 같네요. 부드러운 저녁 바람이 까만 산맥 위에 서 있는 그대의 흰옷을 펄럭이게 하네요. 내 마음은 그대의 목걸이가 내는 소리도 들리네. 그 목걸이 소리는 그대만 따를 뿐, 돌아오지 않네. 멀리 떨어져 있는 내가 얼마나.. 시(詩) 2016.09.10
▷◁감옥에서 맞는 새해 상중에 새해 인사를 다닐 수 있으랴 새해야, 감옥을 찾아오던 네 발길을 어서 되돌리거라 우리에게 명절 따윈 없다 새장 속 앵무새가 건네는 신년 인사 현명한 자라면 단번에 안다 그저 흉내 내기에 불과하단 것을 자허크의 폭정 탓에 비통스런 새해 명절 즐거워하는 자 있다면 잠시드 후.. 시(詩) 2016.09.10
▷◁의심을 찬양함 (전략) 의심을 품는 것은 찬양받을 일이다! 당신들에게 충고하노니 당신들의 말을 나쁜 동전처럼 깨물어보는 사람을 즐겁게, 존경하는 마음으로 환영하여라! (중략) 모든 의심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은 그러나 겁 많고 허약한 사람들이 머리를 쳐들고 일어나 그들을 억압하는 자들의 강력.. 시(詩) 2016.06.25
▷◁[시]숨 쉬게 하라! 내 입을 막으려면 막아보라! 나를 괴롭히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다음에 말하겠다 어쩌면 집에 가는 길에 말할지도 크나큰 어둠이 벨벳처럼 잔디밭을 덮고 마른 잎이 학대받는 고아들 발밑에서 바삭거린다 나무들은 마을 언저리 바람마저 닿지 않는 곳에 웅크리고 .. 시(詩) 2016.04.24
▷◁[시]무서운 시간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 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 시(詩) 2016.03.27
▷◁감사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느님. 나를 흑인으로 만드신 것을 나를 모든 슬픔의 합계로 만드신 것을, 세계를 내 머리 위에 올려놓으신 것을, 나는 게토오르의 옷을 입고 첫날 아침부터 줄곧 세계를 나릅니다. 흰색은 한 번의 성대한 축제를 위한 것이지만 검은색은 모든 날들을 위한 색 그리고 나는 첫.. 시(詩) 2016.02.26
[스크랩] 눈물을 닦아라, 아프리카여!/좋은 시/ 눈물을 닦아라, 아프리카여! 눈물을 닦아라, 아프리카여! 초라한 여행의 폭풍과 돌풍에서 그대의 아이들이 돌아온다. 물굽이를 타고 산들바람의 속삭임을 지나 동녘의 황금빛 지는 해의 자주빛 자랑스런 산봉우리를 넘어 빛에 흠뻑 젖은 초원을 넘어 그들은 돌아온다 초라한 여행의 폭풍.. 시(詩) 201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