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을 뽑으면서 항상(늘 - 옮긴이) 흔들린다. 내 안에서 자라나는 풀(독풀? - 옮긴이)들 때문에 쉬지 않고 고개를 내미는 갖가지 풀들 뽑아도, 뽑아도 불쑥불쑥 언제까지 뽑아야 하나 왜 이리 뿌리도 깊은지 또 한 계절(철 - 옮긴이)이 지나야 하는가 내 안에 뿌리박고 사는 널 뽑아내려 할수록 나도 아프지.. 시(詩) 2018.12.09
조금 늦을 뿐 생각이 조금 늦는 사람이 있어 키도 각자 다르게 컸듯 나이를 따라 생각도 똑같이 크지는 않아 생각이 좀 늦게 큰다고 잘못된 건 아니야 조금 늦을 뿐이지 조금 늦을 뿐 - ‘박경분’ 님의 시(서기 2018년 시민 공모작) - 이 시는 서울의 지하철 역 안전문(‘스크린 도어’)에 붙어 있던 것을.. 시(詩) 2018.12.09
별 - 임보 시인의 시 어둠을 탓하지 말라 모든 빛나는 것들은 어둠의 어깨를 짚고 비로소 일어선다 어둠이 깊을수록 별들이 더 반짝이듯 그렇게 한 시대의 별들도 어둠의 수렁에서 솟아오른다 - 임보 시인의 시 시(詩) 2018.12.09
봐요 아무도 당신을 바라봐 주지 않는다고 가던 길을 멈추진 말아요. 봐요, 관심 가지는 이 하나 없어도 저 민들레가 노란 꽃을 피워 바닥에 희망의 씨를 뿌리듯이 머지않아 당신이 가는 길 위에 꽃향기 가득 채워질 거예요. - 김수현 님의 시(서기 2018년 시민 공모작) - 서울의 지하철 역 안전문.. 시(詩) 2018.12.09
별 모든 별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머리칼을 지녔는지 난 알고 있다네 그 머리칼에 한 번 영혼(넋/얼 - 옮긴이)을 스친 사람이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되는지도 - 곽재구 시인의 시 시(詩) 2018.12.09
대추 한 알 저게(대추 한 알 - 옮긴이)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천둥 :원래는 ‘천동[天動]’. 순수한 배달말로는 ‘우레’. - 옮긴.. 시(詩) 2018.12.09
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샛바람 - 옮긴이)에 나부껴 풀이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 시(詩) 2018.12.09
선인장 부서지게 안아 봐라 아픔도 인생이다 사막을 깨우는 건 가시의 힘 그 힘으로 해가 뜨고 모래바람 속에서도 낙타가 길을 찾는다 - ‘한승희’ 시인의 시 시(詩) 2018.11.10
술탄 바후 시인의 또 다른 시 당신께서 오직 하나 되는 것을 보여주셨을 때, 나를 잃었습니다. 친밀함도, 합일(合一)도, 단계도, 목표도, 몸도, 넋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어떤 식의 사랑도, 공간도, 존재도 없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바후, 나는 신성한 하나의 비밀과 마주쳤습니다. - 술탄 바후(본명 ‘바후 아완’) .. 시(詩) 2018.07.20
북소리 허공에 울리는 북소리 내 심장이 뛰는 소리 둥둥둥 울리는 그 소리에 묻혀 한 음성 들리네 “네가 고단한 줄 알고 있다. 그래도 오라. 이것이 그 길이다.” - 루미 시인의 시 -『루미 시초(詩抄) - 내가 당신이라고 말하라』(마울라나 젤랄렛딘 루미 지음, 이현주 옮김, ‘늘봄’ 펴냄, 서기 .. 시(詩) 2018.07.20